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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주셨다.


복음: 요한 21,1-14


< 사람에게 호감을 얻으려 애쓰지 마라! >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거주하며 조각과 그림의 작품 활동을 하시는 김윤신 교수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현재도 유명한 예술인임에도 불구하고 수수한 옷차림과 친할머니와 같은 털털한 모습이 편안해서 처음 방문한 집이었지만 낮잠까지 자고 왔습니다.

그 분의 작품 주제는 ‘나눔과 통합, 팽창과 수축’이라고 하셨습니다. 젊었을 때는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자연 안에서 이런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신학적 허세를 부리며 나눔과 통합, 팽창과 수축은 삼위일체를 비롯하여 그 모습을 지니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 안에 현존하시는 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라 설명해 해드렸습니다. 즉,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한 분이시면서 세 분으로 나누어지고 팽창하며, 사랑은 서로 하나가 되는 본성이 있기 때문에 이 세 분이 서로 수축하며 다시 하나로 통합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제 자신을 들어 높일 때 그분은 훌륭한 작품이 나오게 하는 비결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바로 자신을 비우고 작품에 몰입할 때 만족할 만한 것이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을 드러내려는 의도를 지니고 할 때는 잘 되지 않던 것이,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고 할 때는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예술은 자기 자신을 잊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강론이나 특강을 할 때 말로는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문득문득 제 자신을 들어 높이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렇게 하고나면 기쁨보다는 후회가 밀려듭니다. 어떤 신부님의 금경축 답사에서 “저는 후회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제 자신을 주인으로 생각하고 하느님을 종으로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제 자신을 드러내며 필요할 때만 주님을 불러 청하며 살았습니다”라고 고백하신 말씀이 마음속 깊이 남습니다. 50년간 사제생활을 해 왔지만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살았기에 후회만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또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남는 것은 허무나 후회뿐인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이는 내가 사람에게 들어 높임을 받기 위해 했을 때 오는 벌과 같습니다.

  

사실 사람을 의식하고 인정받으려는 모습은 어쩌면 자신 안에는 하느님이 계시지 않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이 계시다고 말한다면 그의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인정해주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호감을 사려는 마음 안에는 이미 자신이 그래야 합당한 존재라는 교만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교만 자체가 에덴동산의 금지된 열매를 따 먹는 것과 같습니다. 하와가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교만한 마음으로 그 열매를 따 먹은 것이나, 하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하와가 내미는 열매를 거부하지 못한 것이나 결국 같은 교만에서 나오는 죄인 것입니다.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사람 안에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들어 높임을 받는 것이 하느님 눈에는 가증스럽게 보인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루카 16,15 참조)

  

우리는 마치 마귀 들린 딸을 고쳐달라는 가나안 여인에게 자녀에게 줄 빵을 개에게 줄 수는 없다고 하며 사람들 앞에서 그녀를 개 취급 하셨을 때 당당하게 “강아지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주워 먹지 않습니까?”(마태 15,27)라고 하며 자신이 개과 같음을 인정하는 여인과 같아져야 합니다. 그녀에겐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던 일말의 자존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오직 구원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라는 것,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기대하지 않는 것, 이것이 믿음인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마태 15,28)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그분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사도 4,12)라고 한 베드로의 믿음을 따른다면, 우리 또한 세상 누가 뭐라 해도 아무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프라 윈프리의 십계명 중 첫째가 “남들의 호감을 얻으려 애쓰지 말라”입니다. 그러나 더 완전해지려면 ‘어떤 사람에게도’ 호감을 사려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전삼용 요셉 신부님 강론 말씀
  • ?
    인화야~(효주아네스) 2015.04.10 10:08
    “저는 후회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제 자신을 주인으로 생각하고 하느님을 종으로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제 자신을 드러내며 필요할 때만 주님을 불러 청하며 살았습니다”라고....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호감을 사려는 마음 안에는 이미 자신이 그래야 합당한 존재라는 교만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두 구절이 와닿습니다. 나도 이런 생활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해서...
    조금이라도 덜 후회할 수 있도록 자신을 아래로 아래로 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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