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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4 09:08

사순 제5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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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것이다.

복음: 요한 8,21-30

<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야 >

낡고 좁은 자신의 집에 불만을 품은 한 청년이 불평을 하다하다 마을의 가장 현명하신 노인을 찾아가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묵묵히 듣고 있던 그 노인은 “수탉 한 마리를 사서 집안에 풀어 놓으라”고 충고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사방에 날리는 닭 깃털과 흩어져 있는 닭 모이 때문에 집안은 전보다 더 좁고 더러워졌습니다.

다시 노인을 찾아가 더욱 어려워진 사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자 “그렇다면 염소 한 마리를 수탉 옆에 두고 키우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염소가 닭을 쫓아다니는 바람에 온 집안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녹초가 된 청년이 노인을 찾아가 불평을 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했지만 더 엉망이 되었어요.”

그러자 노인이 말했습니다.

“이제 그 동물들을 모두 집 밖으로 끌어내게!”

집으로 돌아온 청년은 닭을 우리에 넣고, 염소를 마당 말뚝에 매어 놓은 뒤 어지럽혀진 집안을 치웠습니다. 그러자 그렇게 좁았던 집안이 한없이 넓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청년의 불만은 사라졌습니다.

  

결국 불만은 외적인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문제인 것입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녀가 속을 썩여서가 아니라, 이웃이 나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나를 너무나 크게 나를 평가하는 자아가 있어서입니다. 집이 비좁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무 큰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아이들 때는 사탕 하나로도 만족합니다. 할머니들은 등 한 번 쓸어드려도 잠을 못 이루신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어른이 사탕하나로 만족할 수 있겠습니까? 저도 지금은 웬만한 선물로는 만족하지 못합니다. 자신만 엄청나게 커지니 그것을 채우기도 그만큼 벅차게 된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께서 주신 에덴동산에 불만족했습니다. 그 이유는 뱀이 선악과까지 가져야 한다고 부추겼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뱀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만족’을 상징합니다. 그 불만족 안에는 자신은 당연히 더 가져야 하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교만이 깔려 있습니다. 뱀은 자신이 하느님이 되지 않으면 결코 만족하지 못합니다. 뱀은 우리 자아입니다. 자아가 커지면 하느님이 돼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켜 주셨습니다. 갈대바다를 건너는 것이 세례를 상징하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희생시키며 우리 죄를 씻어주신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구원의 성체에 대한 고마움을 갖지 않습니다.

“당신들은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올라오게 하여, 이 광야에서 죽게 하시오? 양식도 없고 물도 없소. 이 보잘것없는 양식은 이제 진저리가 나오.”

만약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음을 믿기만 한다면 다른 불평은 없어야 마땅합니다. 지옥에 떨어져 영원한 고통을 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우리는 말씀과 성체보다는 이 세상 것을 더 달라고 하느님을 소처럼 부려먹습니다. 이것이 그들이 섬겼던 금송아지입니다. 뱀이 주인이 되면 하느님은 소가 됩니다. 결국 그들의 운명은 말을 안 해도 알 수 있습니다. 뱀에 물려 죽는 것입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당신 뱀을 십자가에 매달아 우리 또한 그렇게 하도록 촉구하십니다. 그 길만이 살 길입니다. 그래서 구원해 주신 것 하나만으로도 더 이상 아무 것도 바랄 것이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믿음이 들어온 것입니다.

  

요즘 강론에서조차 지옥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지옥이 없다고까지 가르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뻐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지옥은 반드시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님께서 죽으시면서까지 피를 흘리실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어렸을 때 사우나에 갇혀 문을 못 열 때 밖으로만 나가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뜨겁고 숨이 막혀 지옥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문을 열고 들어올 때 재빨리 그 틈으로 뛰어나갔습니다. 만약 지옥이 있다고 믿는다면 그 지옥에 가지 않는 것만으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 않겠습니까? 지옥 불은 꺼지지도 않고 살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만이라면 그것은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것도,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구원받는다는 것도 믿지 않는 것입니다. 불만이 곧 뱀을 따르는 길이고, 감사가 곧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입니다.



                                                                                                                           - 전삼용 요셉 신부님 강론 말씀
  • ?
    인화야~(효주아네스) 2015.03.24 09:18
    '불만이 곧 뱀을 따르는 길이고, 감사가 곧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입니다.'
    오늘은 이 구절을 새기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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