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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7 09:07

사순 제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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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었다.


복음: 요한 5,1-16


< 멀쩡하면 쓸모없다 >


여행에서 돌아오다가 한 가족은 큰 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 사고로 나는 두 개의 보조다리 없이는 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보다는 덜했지만 아빠도 보조다리 없이는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사춘기를 보내며 죽고 싶을 정도의 열등감에 시달렸습니다. 내가 밥도 먹지 않고 책상에 엎드려 울고 있을 때, 위안이 되어준 사람은 아빠였습니다. 아빠는 나와 꼭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아픔을 낱낱이 알고 있었습니다. 아빠의 사랑으로 나는 무사히 사춘기를 넘기고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입학식 날, 아빠는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입학식을 끝내고 나올 때였습니다. 눈앞에 아주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차도로 한 어린 꼬마가 뛰어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눈 앞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보조다리도 없이 아이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 눈을 의심하며 아빠가 그 아이를 안고 인도로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아빠?......”

나는 너무 놀라 소리쳤지만 아빠는 못 들은 척 보조다리를 양 팔에 끼고는 서둘러 가버렸습니다.

“엄마? 엄마도 봤지? 아빠 걷는 거......”

하지만 엄마의 얼굴은 담담해 보였습니다.

“놀라지 말고 엄마 말 잘 들어. 언젠가는 너도 알게 되리라 생각했어. 아빠는 사실 보조다리가 필요 없는 정상인이야. 그 때 아빠는 팔만 다치셨어. 그런데 4년 동안 보조다리를 짚고 다니신 거야. 같은 아픔을 가져야만 아픈 너를 위로할 수 있다고 말야.”

“왜 그랬어? 왜 아빠까지.....”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울지 마. 아빠는 너를 위로할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을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셨는데...... 오늘은 그 어린 것이 교통사고로 너처럼 될까 봐서......”

앞서 걸어가는 아빠를 보고 있는 나의 분홍색 파카 위로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렸습니다. 마음이 아픈 날이면 나는 늘 아빠 품에 안겨서 울었습니다. 그때 마다 소리 내어 운 것은 나였지만 눈물은 아빠 가슴 속으로 더 많이 흘러내렸습니다.

[출처: 작성자 비익연리, 위로(격려)에 관한 예화 모음]

왜 과부의 헌금이 몇 푼 안 되는데 부자들의 큰 헌금보다 갚진 것일까요? 왜 하느님은 아브라함보고 유일한 아들 이사악을 재물로 바치기를 원하셨을까요? 또 왜 하느님은 욥의 모든 자녀들과 재산과 그의 건강까지도 앗아가셨을까요? 이태석 신부님은 또 왜 그렇게 빨리 허물어져버렸던 것일까요? 하느님은 과연 굶고 상처입고 병든 가난한 모습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하느님은 스스로 당신 아드님을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습니다. 당신 아드님은 십자가위에서 만신창이가 되어 달려계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로해주시기 위해 그렇게 무너지셨습니다. 그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물’이 곧 오늘 독서에서 등장하는 ‘성전 오른편에서 흘러나와 모든 땅과 바다에 생명을 주는 물’과 같습니다. 예수님의 오른편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물로 우리가 다시 생명을 얻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만약 그분이 그렇게 허물어지지 않으셨다면 절망한 우리에게 위로를 주실 수가 없으셨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무너지지 않으면 누구도 우리의 위로를 믿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허물어지기 전까지 누구를 사랑한다고 하지 맙시다. 그것은 단지 자기만족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 뷸라라는 한 성실한 간호사는 급성 관절염으로 오른쪽 손가락 외에는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그 손가락으로 전화를 걸어 슬픔에 빠져있는 이들을 위로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자살직전에 있다고 그녀의 전화를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무너져있기에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위로의 전화’의 시작입니다.

내가 다른 이들 앞에서 무너지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면 세상 누구도 나에게서 위로받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성전은 뚫려야만 그 통로를 통하여 주님께서 세상에 생명의 물을 나누어주실 수 있으십니다. 멀쩡한 성전은 쓸모없습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에 매달려야만 생명의 샘이 터져 나와 세상을 살리는 주님의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 전삼용 요셉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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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화야~(효주아네스) 2015.03.17 09:21
    '멀쩡한 성전은 쓸모없습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에 매달려야만 생명의 샘이 터져 나와 세상을 살리는 주님의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이 구절을 묵상하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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