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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7 09:08

사순 제2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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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너의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


복음: 루카 15,1-3.11ㄴ-32


< 순결한 창녀 >

양승훈 교수의 ‘물에 빠져 죽은 오리’에서 이렇게 자신의 경험을 적고 있습니다.

  

자동차 서비스 회사에 근무하는 동생이 오랫동안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일산에 있는 회사의 부품 창고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울적해진 동생은 기분도 달랠 겸 창고 옆에 오리를 키울 수 있는 작은 수영장을 만들었다. 수영장이래야 꼬마들이 물장구나 치며 놀 만한 크기의 널찍한 물통이 전부였다. 그러고 나서 퇴근하기 전에 오리 농장에 달려가 청둥오리 한 마리를 사서 물에 넣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밤새 안녕할 것을 기대하며 출근을 해 보니 오리가 물통 속에서 죽어 있는 게 아닌가! 깜짝 놀라 오리를 이리저리 뒤척여 봐도 짐승에게 물린 흔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수영이 ‘전문’인 오리가 물통 턱을 기어 올라오지도 못하고 30cm 정도밖에 안 되는 얕은 물에 빠져 죽었을 리는 없지 않은가! 결국 오리 농장에 가서 주인에게 따져 물었다. 하지만 자초지종을 들은 농장 주인은 그것도 몰랐느냐는 듯이 말했다.

“이 오리는 오리 농장에서 부화하고 키운 오리입니다. 그래서 수영을 할 줄 모르지요. 게다가 이 오리는 어릴 때부터 물속에 집어넣지 않았기 때문에 깃털에 기름이 분비되지 않아 물에 잘 뜨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죄를 피한다고만 해서 진정으로 경건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죄를 허락하셨다면 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서 아버지가 작은 아들에게 죄를 지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유산을 내어주었다면 그 죄를 통해 무언가를 깨닫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죄는 그래서 유용합니다. 유용하기 때문에 인간 주위에 있기 하신 것입니다. 마치 오리도 물이 없는 곳에서만 살면 더 이상 물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지 못하는 것처럼 인간도 죄와 끊임없이 싸워보지 않고서는 죄를 이길 수도, 죄 때문에 겸손해 질 수도 없습니다. 아기들이 엄어지지 않고는 걷는 법을 배울 수 없는 것처럼 하느님도 우리가 죄 짓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시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해 어떤 유혹이 닥치더라도 다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지니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트럭 뒤에 이렇게 써 놓고 다니는 것을 누군가가 보았다고 합니다. 한 쪽에는 “나는 예수님을 믿습니다”라고 써 놓았고, 다른 쪽에는 “내 차를 건드리는 놈은 박살을 내 놓겠다”라고 써 놓았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이 참으로 경건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은 이미 부정한 사람입니다. 사람과 접촉하지 않으면 죄를 짓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순결해지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참으로 순결한 사람이 하는 기도가 나옵니다. 그 순결한 사람은 단 두 가지만을 청합니다.

하나는 ‘죄의 용서’입니다. 자신이 죄인인 줄 모르면 교만하여 순결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분은 분노를 영원히 품지 않으시고, 오히려 기꺼이 자애를 베푸시는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다시 우리를 가엾이 여기시고, 우리의 허물들을 모르는 체해 주시리라. 당신께서 저희의 모든 죄악을 바다 깊은 곳으로 던져 주십시오.”

우리 죄를 잊어달라고 기도하면서 다른 사람 허물을 들추어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남을 판단하는 데에는 자신은 이미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교만이 깔려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자신의 나약함을 알아서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것입니다.

“과수원 한가운데, 숲 속에 홀로 살아가는 당신 백성을, 당신 소유의 양 떼를 당신의 지팡이로 보살펴 주십시오. 옛날처럼 바산과 길앗에서 그들을 보살펴 주십시오. 당신께서 이집트 땅에서 나오실 때처럼, 저희에게 놀라운 일들을 보여 주십시오.”

나의 힘으로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죄가 없다고 말하는 이는 다 거짓말쟁이인 것입니다. 죄와 싸워 본 사람은 죄를 이길 수 없음을 압니다. 그래서 겸손하게 주님의 도우심을 청합니다. 이런 사람이 순결한 사람인 것입니다.

  

믿으면 순결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믿으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은 성령의 열매인데 성령은 교만한 자 안에는 사시지 않기에 사람을 판단하는 자가 믿는다는 것은 거짓과 위선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 딸을 고쳐달라고 청하는 가나안 여인을 사람들 앞에서 개 취급을 하십니다. 그러나 그 여인은 자존심도 없이 “저, 개 맞습니다. 그렇지만 자녀들이 먹는 빵 부스러기는 먹을 수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합니다. 당신 앞에서 자신을 완전히 낮춘 그 여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 믿음이 장하다.”

순결한 사람은 오늘 독서에서처럼 자기 죄에 대해 용서를 청하고 또 자신의 약함을 알기 때문에 하느님의 도우심만을 바라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믿음의 사람입니다.

우리는 간음하다 잡힌 여인입니까, 아니면 그 여인을 향해 돌을 들고 있는 사람들입니까? 그 날 그 간음하다 잡힌 여인만이 그리스도께 심판받지 않고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구성원은 모두 창녀들입니다. 자신이 죄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힘으로는 죄를 짓지 않을 수 없는 약한 존재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순결합니다. 왜냐하면 그 겸손함이 바로 더러움 자체인 뱀을 몰아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부들은 언제나 교회를 부를 때 ‘순결한 창녀’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우리는 순결합니까, 부정합니까? 부정한 것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 전삼용 요셉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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