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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2 10:55

부활 제 7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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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복음: 요한 21,15-19


< 왜 나에겐 길을 안 보여주실까? >

옛날에 고집 센 사람과 나름 똑똑한 사람이 있었답니다. 둘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는데 고집 센 사람은 4X7=27 이라 주장하였고 똑똑한 사람은 4X7=28이라 주장했습니다.

한참을 다투던 둘은 답답한 나머지 마을 원님께 찾아가 시비를 가려줄 것을 요청 하였답니다. 원님이 한심스런 표정으로 둘 을 쳐다본 뒤 고집 센 사람에게 말을 하였답니다.

“4x7=27이라 말하였느냐?”

“네, 당연한 사실을 당연하게 말했는데, 글쎄 이놈이 28이라고 우기지 뭡니까?”

그러자 고을 원님은 다음과 같이 선고하였답니다.

“27이라 답한 놈은 풀어주고, 28이라 답한 놈은 곤장을 열대 쳐라!”

고집 센 사람은 똑똑한 사람을 놀리면서 그 자리를 떠났고 똑똑한 사람은 억울하게 곤장을 맞았답니다.

곤장을 맞은 똑똑한 사람이 원님께 억울함을 하소연하자 원님의 대답은 “4x7=27이라고 말하는 아둔한 놈이랑 싸운 네놈이 더 어리석은 놈 이니라!”

사제로 살다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의 신자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달라고 합니다. 저는 나름대로 주님의 뜻이 무엇일지 묵상하여 제 생각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저조차도 말해주기 어려운 상황들이 있습니다. 괜히 말했다가는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를 보다가 바오로의 삶을 들여다보면 바오로는 두 갈래의 길에서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매순간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이미 다 알고 그대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바오로가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끝낼 수도 있는데도 로마에 항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나는 이 사건을 어떻게 심리해야 할지 몰라서, 그에게 예루살렘으로 가 그곳에서 이 사건에 관하여 재판을 받기를 원하는지 물었습니다. 바오로는 그대로 갇혀 있다가 폐하의 판결을 받겠다고 상소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를 황제께 보낼 때까지 가두어 두라고 명령하였습니다.”

바오로는 재판을 이기려는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죽음의 길로 향합니다. 만약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겠다고 했다면 이미 바리사이들이 자신의 편이 되었기 때문에 쉽게 무죄로 풀려날 수도 있었겠지만 주님께서 로마로 가라고 하시니 가차 없이 로마로 가는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날 밤에 주님께서 바오로 앞에 서시어 그에게 이르셨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

그렇게 주저하지 않고 로마로 가는 길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잠에 주님께서 나타나셔서 그의 길을 알려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왜 바오로나 다른 사도들에게 하신 것처럼 바로바로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시지 않을까요? 하느님은 요셉에게 천사를 보내시어 결혼을 하라, 이집트로 피난가라, 다시 나자렛으로 돌아오라 등을 지시하셨습니다. 왜 우리가 힘들 때는 천사를 보내주시지 않는 것일까요?



그건 이렇게 생각하면 쉬울 것입니다. 주님은 알려주고 계신데 그 말씀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일부러 듣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주님이 어떤 결정을 내리시건 온전히 따를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으면 주님께서 안 알려주실 리가 없습니다. 다만 4X7=27이라고 고집부리는 이에게 4X7=28이라며 아무리 말해주어도 듣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알고 살라고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우리가 고집 부리니 말씀을 해 주셔봐야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저는 결혼을 하고 싶었습니다. 만약 저를 불러주시는 것이라면 확실한 표징을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 표징도 주지 않으셨습니다. 사실 많은 표징이 있었겠지만 인정하려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지 않은 채 답을 달라고 청하였기 때문입니다. 너무 지쳐 어떤 길이든 말만 하시면 따를 상황이 되었을 때는 결정적인 표징을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주파수에 맞추기 위해서는 다른 주파수는 포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뜻이라면 당장 목숨이라도 바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매순간 어떤 결정을 내려야하는지 알려주셔서 삶의 방향에 대하여 고민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 전삼용 요셉신부님 강론 말씀
  • ?
    인화야~(효주아네스) 2015.05.22 11:08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주파수에 맞추기 위해서는 다른 주파수는 포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글귀가 맘에 박힙니다.
    요즘 전 주님 주파수를 제대로 찾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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