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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7 09:25

연중 제20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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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한 마리 연어처럼



저도 이제 수도원 밥을 좀 먹었다고 갓 입회한 애기 수녀님들이나 수사님들 볼 때 마다 드는 생각은 기특하고 대견하다는 생각,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짠’하다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저희를 대신해서 미래의 교회와 수도회를 이끌어갈 사람들이기에 고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펼쳐질 고생길이 눈에 훤해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만감이 교차합니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면 젊은 나이에 세상을 거슬러 수도생활을 몸에 익힌다고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요즘 젊은이들 다들 야행성이고 주말이면 해가 중천에 떠도 자리를 뭉개며 일어나지 않는데, 매일같이 꼬박꼬박 새벽녘에 일어나야 하니 참 고생들이 많습니다.



마치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한 마리 연어처럼 피 끓는 젊은 혈기를 매일 누르면서 가파르고 좁은 성덕(聖德)의 길을 올라간다는 것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최신 사양 전자제품이며 스마트폰도 손에서 놓고, 번쩍 번쩍, 휘황찬란한 도시의 밤거리를 뒤로 하고 높은 수도원 담 안에 자신을 가두어놓았으니 얼마나 힘겹겠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젊은 수사님들의 얼굴은 ‘행복해 죽겠다는’ 얼굴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들 얼굴들이 활짝 피었습니다. 뭐가 그리 좋은지 별것도 아닌 일에 틈만 나면 깔깔거립니다.



몇몇 젊은 형제들은 어찌 그리 반듯한지 모릅니다. 어찌 그리 젊은 나이에 큰 영적 진보를 이뤘는지 모릅니다. 이럴 때 나이와 성덕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습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대견스럽고 마음 든든한 젊은 형제들을 바라보며 ‘기적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상 많은 젊은이들이 다들 기를 쓰고 편한 길, 넓은 길을 찾아가는데, 한 젊은이가 좁고 가파른 십자가의 길, 주님의 길을 따르기 위해 세상을 등집니다. 한 젊은이가 그 좋아 보이는 세상의 가치관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주님의 복음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억지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충만한 기쁨으로, 좋아죽겠다는 얼굴로 그 좁은 길을 선택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아직도 사제, 수도자 후보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 세상에 하느님께서 현존하고 계신다는 표시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팍팍해지는 세상살이입니다. 다들 내 한 몸 챙기기에 이웃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더 많은 성소자가 생겨나야 합니다. 자기보다 하느님과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봉헌생활자들이 넘쳐날 때 세상은 좀 더 살만한 곳으로 변화되리라 확신합니다.



수도생활 엄청 팍팍할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엄청 재미있기도 합니다. 피 한 방울 섞지 않은 형제들이지만 혈육을 나눈 형제 못지않게 깊은 형제애를 주고받습니다. 보다 가치 있는 대상을 향해 자신을 헌신하는 데서 오는 기쁨은 이 세상 그 어떤 기쁨보다 큽니다.



함께 기도하고 함께 성공적인 사목활동을 끝내는데서 오는 보람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하느님 나라 건설을 이야기할 때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내 손에 쥔 것을 놓아버리면 인생 끝나는 줄 알았는데, 모든 것을 버리고 나니 거기서 또 다른 삶의 깨달음과 축복이 뒤따릅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오복음 19장 21절)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부자 청년은 울상이 되어 떠나갔습니다.



이제야 예수님 말씀의 진의를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물이 절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어느 정도 재물의 여유가 있어야 사람 구실도 하고 이웃봉사를 실천할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가난은 사람을 구차스럽고 비참한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그러나 문제는 재물에 대한 지나친 의존입니다. 돈을 최상위 가치관으로 두는 사고방식입니다. 자연스럽게 하느님은 뒷전이 되고 맙니다. 적극적인 하느님 추종, 복음의 실천은 요원하게 됩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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