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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우리가 추구해야 할 참 평화

언젠가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져 홀로 아무도 없는 잔잔한 호숫가를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어떤 화가도 그려낼 수 없을 정도로 멋진 풍경화가 거기 펼쳐져 있었습니다. 복잡하고 산란했던 마음이 흙탕물 가라앉듯이 조용히 가라앉았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잔잔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아무도 없던 그곳 제게는 그야말로 지상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윽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크고 둥근 보름달이 두둥실 산위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떠오른 달 아래로 한 무리 물새 떼가 날아올랐습니다. 정말이지 절묘한 타이밍이었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참 평화란 것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그러나 잠시 후 지상에서의 참 평화는 찰나라는 것을 즉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완벽했던 평화는 어둠이 짙어가면서 즉시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어디선가 그리 기분 좋게 느껴지지 않는 산짐승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잔잔한 호숫가 같이 평화롭던 마음, 태평양 같이 넓던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즉시 스산한 마음, 왠지 모를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카락도 쭈뼛쭈뼛 서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여기 더 이상 있을 곳이 못 된다는 생각과 함께 즉시 철수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서둘러 호수를 떠나오면서 세상이 주는 평화는 너무나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라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평화는 손에 쥐었다 생각하는 순간 빠져나가는 한 줄기 연기 같은 평화였습니다. 그 평화는 지속성이나 영원성을 기대할 수 없는 거짓 평화였습니다.

반면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참 평화입니다. 그 평화는 언젠가 깨어질 평화가 아니라 평생을 두고 지속될 평화, 세상 끝날 때 까지 유효한 평화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복음 14장 27절)

우리가 정녕 추구해야 할 평화는 세상이 주는 일시적인 평화가 아니라 주님께서 주실 영원한 참 평화입니다. 그 평화는 주님께서 우리 인생의 조각배 위로 올라오심으로 인한 참 평화입니다. 그 평화는 주님께서 우리 안에 굳건히 현존하시며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주심으로 인한 참 평화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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