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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어떤 이가 너무너무 용을 좋아했다. 사모할 정도였다나. 용 그림은 물론이고, 가구와 장식품에도 온통 용 문양을 새겼단다. 수저와 술잔도 용 그림이 없으면 사용하지 않았다. 정원에도 죄다 용을 조각한 작품을 진열하였고, 연못까지도 용의 모습이었다. 집 안팎이 그야말로 용의 치장되었다. 하늘의 용이 이 소문에 가만히 내려왔다. 그리고는 정원에 섰다. 마침 용만을 좋아한 그이가 정원에 나왔다가 ‘그’를 봤다. 처음에는 그런가하였지만 용이 꼬리를 살짝 흔들자 벌벌 떨면서 사색이었다. 그러더니 그만 ‘걸음아, 날 살려라.’라며 줄행랑이었다. 그토록 좋아한 용이었는데 왜?

  

그가 좋아했던 것은 진짜 용이 아닌 용 그림자였다. 그는 다만 용에 대한 심미안을 인정받길 바랄 뿐, 용 좋아한다는 것만 듣고 싶었던 거다. 유다인들도 매한가지, 메시아를 그토록 갈망했지만 정작 예수님께서 오시니까 모른 척 오리발이다. 그 예수님은 당신을 믿어야만 하느님을 믿는다면서 겸손을 가르치셨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발을 씻으시면서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나는 나를 파견한 이보다는 결코 높지 않다. 겸손만이 행복하다.”(요한 13,16-17 참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발을 씻어 주셨다. 사람의 몸 가운데 가장 밑에 있는 부위가 발이다. 매우 소중하면서도 그리 대우받지 못하는 게 발, 그런 발을 씻어 주신 예수님의 모습은 겸손함의 극치라 하겠다. 겸손은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는 자세가 아니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그에 맞춰 행동하라는 것일 게다. 요즘 서비스 업종의 직원들이 고객을 섬기는 모습을 종종 본다. ‘어디를 가나 과도하다 싶을 정도다.’

  
섬기는 이런 분위기는 합당하고 아름답다. 그런데 과연 이해관계가 없는 시이에서도 이런 섬기는 분위기가 있는가 물으면 씁쓸해진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섬김의 문화’라기보다는 ‘군림의 문화’를 역설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그 이면에는 그만큼 우리 사회에 은연중 군림하고자 하는 ‘천박함’이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허영심으로 추구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리라.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것은 군림하는 것이 아닌 섬기는 것이다. 그분께서는 최후 만찬 때 제자들 발을 몸소 씻어 주셨다. 그리고 참 행복은 약하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섬기는 것이란다. 우리는 가끔 살면서 돈과 힘을 섬기면서 ‘비굴한 만족’을 추구할 수도 있다.

  
선택은 우리 몫이다. 예수님 사랑은 제자의 배반까지도 승화시켰다. 유다는 떠나지만 스승은 전혀 막지 않았다. 오히려 아버지 뜻으로 받아들이셨다. 사랑하고 겸손해야 그분 제자일 게다. 신앙은 한 번으로 끝나는 행위가 아닌 ‘끝없는 겸손이 만들어 낸 자비의 결과’이다. 가슴에 늘 담아야 사랑이 가능하다. 예수님께서 함께 하시기에.


                                                                                                       - 박윤식 님 묵상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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