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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6 12:01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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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빨간 딱지



예수님 시대 나병환자들의 삶은 얼마나 고달팠는지 모릅니다. 특효약이 없었던 나병과의 싸움으로 인한 괴로움도 큰 것이었지만 그보다 더 큰 괴로움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그것은 나병환자들에 대한 공공연한 낙인이었습니다.



지금에야 이 세상 그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당시 사회 분위기 안에서 나병은 천형(天刑)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다시 말해서 나병을 인간 측의 과실로 인한 하느님의 벌로 생각한 것입니다. 여기 저기 곪아터지고 문드러지는 자신의 끔찍한 모습을 보는 것만 해도 힘겨운 일인데 세상 사람들로부터 죽을 죄인이란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니 그 보다 더 억울한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나병환자들이 겪던 고초는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나병이란 판정을 듣는 즉시 환자들은 세상으로부터 격리조치를 당했습니다. 나병 판명은 곧 인간 세상으로부터의 추방이었습니다. 나병 통보와 함께 사랑하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의 유대도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당시 나병환자들은 깊은 고독과 따돌림 속에 짐승처럼 성 밖 토굴에서 그렇게 죽을 날만 기다렸습니다. 억울하기가 하늘을 찔렀지만 운명이려니 하고 그렇게 살다가 죽어갔습니다.



이렇게 죽음과도 같은 삶, 형벌 혹은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던 나병 환자였는데 기적 같은 일이 한 가지 생겼습니다. 긍정, 희망, 기쁨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던 울적했던 그의 삶이었는데 그 어두운 동굴 안으로 환한 빛이 다가온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치유시키신 후에 사제에게 가서 치유 사실을 확인받으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는 나병의 치유뿐만 아니라 나병보다도 더 무서웠던 격리와 고독, 소외로부터 나병환자를 해방시켜주시기 위함입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다보면 우리 역시 나병환자처럼 세상으로부터의 소외와 격리, 그로 인한 괴로움을 체험합니다. 우리들의 나약함으로 인해, 우리 각자가 지니고 있는 한계로 인해, 독특한 성격으로 인해, 가난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질병으로 인해, 언젠가 맞이하게 될 노화와 죽음으로 인해 외로움과 서러움을 체험합니다.



그때 우리는 나병환자의 병뿐만 아니라 그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소외와 격리로부터의 해방까지 선물로 주시는 치유자 예수님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어찌 보면 환자인 우리들을 위한 종합병원 의사이십니다. 내과만 치료하시는 것이 아니라 내과, 외과, 피부과, 정신과...우리의 모든 부분을 통합적으로, 전인적으로 치유하시는 만능 의사이십니다.



단순히 나병환자의 병만 치유하지 않으시고 그를 다시금 공동체의 일원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예수님의 자상함이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예수님께서 치유된 나병환자를 향해 사제에게 가라고 권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당시 나병에 대한 선고, 그리고 치유 확인은 사제에게 맡겨진 권한이었습니다. 사제로부터 완전한 치유에 대한 확증을 받은 그는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그리고 떳떳한 모습으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나병환자의 온 몸에 붙어 있던 ‘전염병 환자’ 그리고 ‘접근 금지’라는 빨간 딱지를 사랑의 손길로 몸소 떼어주신 예수님, 그리고 그를 원래 몸담고 있던 공동체로 되돌려 보내기 위해 노력하시는 예수님의 따뜻한 모습을 마음에 담고 하루를 시작해야겠습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 ?
    인화야~(효주아네스) 2015.06.26 12:02
    예수님이 현재는 산청 성심원의 알로이시오 신부님 같아요.
    예전의 나병이란 중병의 여파와 비교하면
    아주 미세한 메르스라는 감기가
    온 나라를 훑고 가고 있는 지금;;;

    격리를 겪고 계신 분들께 예수님의 끝없는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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