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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11:31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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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우리가 비록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보지 못할지라도...



베트남 순교자들 축일을 맞이하며 제 머릿속에 로마 유학생 시절이 아스라이 떠오릅니다. 유학기간 마지막 학기던가 갑자기 베트남 관구 소속 신학생들이 무더기로 저희 살레시오 대학교로 유학을 왔습니다. 신학생들인데다가 나이들도 어리지 적응하느라 엄청 고생들이 많았습니다. 착하기는 또 얼마나 착하던지요.



기숙사 생활 중에 오가며 만날 때 마다 안쓰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70년대 베트남 공산화 과정에서 양국 사이에 벌어졌던 아픈 사건들이 떠올라 미안한 마음이 참으로 컸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저 무엇 하나라도 더 못 챙겨줘 안달하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가끔씩 국제회의 때 만나면 그저 막내 동생들 같고 그저 뭐라도 하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요즘 가톨릭교회 안에서 베트남을 바라보는 시선은 경이 그 자체입니다. 다들 성소자 급감으로 인한 어려움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데 베트남 교회는 정말이지 특별합니다. 공산주의 정권 하에서 다양한 통제 속에서도 수많은 성소자들이 끝없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유럽 교회와 북미 교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사제부족 현상을 그들이 훌륭하게 보완해나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주님의 신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희 살레시오회만 봐도 깜짝 놀랄 지경입니다. 입회 지원자가 길게 줄지어서 있습니다. 한해 수련자들만해도 4~50명입니다. 매년 배출되는 살레시오 회원들이 전 세계 방방곡곡 선교사로 파견되어 훌륭히 자기 몫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많이 개방되었다지만 아직도 엄연히 공산주의 국가 안에서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배경이 대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베트남 교회 역시 우리나라 못지않은 수많은 박해가 있었고, 그런 박해 속에서도 꿋꿋이 신앙을 지켜낸 수많은 순교자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이 바로 그들의 대표들입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보다 좀 더 이른 시기였던 1533년에 그리스도교가 처음으로 전파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1625년부터 1886년 사이에 53차례나 되는 크고 작은 박해들이 줄을 이었고, 그 여파로 인해 13만 명이상의 신자들이 신앙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고초를 겪었습니다.



오늘날 베트남 교회의 양적·질적 성장 이면에는 바로 그들 조상들이 지니고 있었던 흔들리지 않는 신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하느님과 그분의 복음을 이 세상 그 어떤 대상보다 우위에 놓던 참 신앙이 있었습니다.



우리 가톨릭교회는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의 박수갈채와 환호가 아니라 피비린내 나는 세상의 박해와 순교, 배척과 미움 속에서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베트남 교회의 경이로움 역시 순교자들이 흘린 피를 떼어놓고 바라봐야 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피비린내 풀풀 나는 대박해가 없는 오늘 날의 우리 이 시대, 훌륭한 순교자들이 지니셨던 그 놀라운 순교정신, 순교영성을 어떻게 우리 삶 가운데서 실천할 것인가 고민해봅니다.



정답은 너무나 간단하더군요. 죽을 각오로 현실의 고통에 직면하는 일입니다. 죽기 살기로 열심히 기도하는 일입니다. 순교자의 마음으로 정말 용서하기 힘든 그 사람을 용서하는 일입니다.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이다.’ 라고 외치며 최선을 다해서 사는 일입니다. 앞으로의 1년을 내 생애 가장 멋진 1년으로 장식하겠다고 다짐하며 불꽃처럼 하루하루를 사는 것입니다.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는 이러한 형벌 가운데서도 나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기쁨과 즐거움에 넘쳐 있으니, 나 혼자 있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께서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스승이신 그분은 그 무거운 십자가를 전적으로 지시고 나에게는 겨우 한쪽 끝부분만 지게 하셨습니다. 그분은 나의 싸움을 구경만 하시지 않고 친히 싸우시고 승리하시며 모든 번민을 이기십니다. 그 까닭으로 그분은 머리에 승리의 관을 쓰셨으며 그분의 지체들은 그 영광에 참여하게 됩니다.



나는 이 폭풍우 가운데서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하느님의 옥좌에 희망의 닻을 던집니다. 여러분도 믿음의 갑옷을 입고 오른손과 왼손에 그리스도의 무기를 드십시오. 우리가 비록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보지 못할지라도 후세에서는 흠 없는 어린양의 옥좌 앞에서 승리의 기쁨에 넘쳐 한마음으로 영원토록 그분을 찬양하는 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베트남 순교자 성 바오로 레바오틴이 1843년에 케빈 신학교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 중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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