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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이 좋은 세상에서...





예수님의 수제자이자 우리 가톨릭교회의 초대 교황님이셨던 베드로 사도, 그리고 베드로 사도에 못지않은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 목자로서의 권위와 덕망을 지니셨던 바오로 사도, 그분들의 삶과 죽음, 사목활동과 고초를 묵상해봅니다.





오늘날에야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교황님 위치는 정말이지 대단합니다. 그분의 위세는 가히 하늘을 찌릅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전 세계 인구의 17.5%인 12억이 가톨릭 신자입니다. 그 많은 신자들의 아버지요 목자다보니 가시는 곳 마다 수십·수백만 군중이 운집하며 그의 이름을 외칩니다. 그분 발길 닿는 곳마다 크게 환영하며 극도의 존경과 사랑을 표합니다. 물론 매일의 일정이 거의 살인적이기에 건강이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나 참으로 행복한 삶(일단 표면적으로는)을 살아가십니다.





그러나 초대 교황 베드로 사도의 삶은 오늘날 교황님과의 모습과는 천지차이였습니다. 당시 가톨릭교회의 교세는 참으로 미미했습니다. 이제 막 교회가 태동하던 시기요 개척해나가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잡신들을 섬기는 이방인들을 회개시켜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데서 오는 보람도 컸지만, 당시 신흥종교 수장으로서 기성 종교인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가끔 엄청나게 많은 이방인들을 한 자리에서 한꺼번에 회개시키는 성과도 거뒀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매일 적대자들의 살해 위협에 시달렸습니다. 매 순간이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이 위험과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는 한평생 예수님처럼 반대 받는 표적으로 그렇게 십자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오늘날 ‘이방인의 사도’로 불리는 바오로 사도께서 겪으셨던 고초는 베드로 사도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는 당시 가톨릭교회를 개척하러 한 평생 전 세계를 다 돌아다녔습니다. 그의 발길 닿는 모든 곳은 신앙과 관련해서는 그야말로 신천지이자 황무지였습니다. 물론 극진히 환대하며 그의 전도 여행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은 극소수였습니다. 밥 먹듯이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틈만 나면 추방이요 여차하면 투옥이었습니다. 이방인들은 벌레 씹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습니다. 죽을 고비도 숱하게 넘겼습니다. 그는 언제나 고독하고 쓸쓸한 이방인으로서 백척간두 사이로 난 위험천만의 전도여행길을 묵묵히 걸었습니다.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대축일에 오늘 우리들의 발밑을 내려다봅니다. 더 이상 가톨릭교회를 향한 혹독한 박해도 문전박대도 없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습니다. 그 누구도 우리들의 선교활동에 목숨 걸고 반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금 너무나 조건이 좋은 종교 자유와 평화의 시대, 은총과 축복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할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성경 말씀대로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큰 과오요 불찰이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등장으로 인해 지금은 우리 가톨릭교회가 은총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많은 비신자들과 타 종교인들조차 지금 가톨릭교회에 큰 호감을 지니고 그 누군가가 자신을 가톨릭교회로 초대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무리 기다려도 그 ‘초대’가 오지 않는답니다. 우리 가톨릭교회 신자들이 너무 겸손하거나 수줍음을 많이 타서 그러는 것일까요?





몇몇 개신교 교회 목사님들은 대놓고 그런 말씀을 하신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한 직후에 “이제 큰 일 났다. 우리 앞으로 어떡하지?” 걱정이 컸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는답니다. 생각보다 한국 가톨릭 신자들의 민첩하게 움직이지 않기 때문인가 봅니다.





모든 것에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의 쇄신과 성장을 위한 역사적 기회가 바로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큰 용기도 아니고 아주 작은 용기입니다.





목숨까지 걸고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셨던 베드로·바오로 사도를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죄를 기워 갚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보속행위는 이웃 선교”라는 진리를 기억해야겠습니다.





오늘 내 삶의 자리에서 베드로·바오로 사도를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는 노력이 무엇인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이 좋은 하느님을 우리만 간직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오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 ?
    인화야~(효주아네스) 2015.06.29 11:51
    그러게요, 신부님..
    너무나 좋은 환경인 것 조차 모르고 사는 우매한 신자;;
    각성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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