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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4 12:30

부활 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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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제게 다가오신 부활하신 주님



또 다시 부활절입니다. 이번 부활절만큼은 예년과는 다른 부활절을 꿈꿉니다. 예수님 부활이 내 삶 안에 실현되는 부활절, 예수님의 부활로 내 삶의 근본적인 전환이 이루어지는 부활절, 그래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며 한 단계 더 성숙되는 그런 부활절, 결국 예수님의 부활이 내 부활이 되는 부활절.



그래서 한 가지 내면 작업을 해봅니다. 부활은 아무런 노력도 없이 거저 얻을 있는 무상의 선물이 결코 아니기에...영광스런 부활은 반드시 죽음을 전제로 하기에...그래서 절실한 부활 체험을 위해서는 그에 못지않은 죽음 연습이 필요하기에.



부끄럽지만 내면의 상태를 천천히 살펴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한 인간을 폐허로 만드는 죽음의 요소들로 가득했습니다. 교만과 위선이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와 짙은 어둠이 내면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죄책감과 자책으로 꽉차있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있는 그대로의 제 환부를 주님께 보여드렸습니다. 정말 창피했지만 그분 앞에 머물며 제 치부를 남김없이 드러냈습니다.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게 다가오셨습니다. 당신께서도 당신 손과 발의 상처를 제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제 부끄러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으시고 그저 따뜻하게 안아주며 제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괜찮다! 다 괜찮다!”



거룩한 부활성야에 내게 그리고 우리 가정, 우리 공동체에 예수님의 부활은 무슨 의미인가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그간 주고받은 상처를 서로 어루만져주지 않는다면, 그래서 서로의 눈을 맞추며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이번 부활은 그저 한 바탕 이벤트일 뿐입니다.



우리 안에 ‘죽음 연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번 부활에도 기대할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죄에 죽고, 나태함에 죽고, 냉담함에 죽어야 합니다. 이웃의 고통에 무관심했음에 죽고, 세상의 악 앞에 맞서지 않았음에 죽어야 합니다.



안식일 다음날 이른 새벽 마리아 막달레나와 여인들이 예수님의 무덤으로 달려갔습니다. 제대로 치루지 못한 예수님의 장례절차가 못내 마음에 걸렸던 여 제자들이었습니다. 스승께서 마지막 가시는 길에 시신이라도 깨끗이 수습해드리려는 그 마음이 참으로 애틋합니다.



그러나 이미 무덤은 비어있었습니다. 완전히 텅 빈 빈 무덤입니다. 빈 무덤은 예수님의 부활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부활을 온 몸으로 체험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비워내야만 합니다. 우리 안에 가득한 교만과 아집을 비워내야 합니다. 우리 내면을 채우고 있는 불신앙과 의심을 비워야합니다. 이웃을 해치는 분노와 악담을 비워야 합니다.



말끔히 비워낸 그 자리를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말끔히 씻긴 지고하고 순수한 우리들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웃을 향한 우리들의 맑고 투명한 사랑 안에 찬란히 부활하십니다. 원망과 미움이 사라진 그 자리에 예수님께서 부활하십니다. 폭력과 이기심이 사라진 그 자리에 예수님께서 부활하십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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