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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0 09:24

연중 제5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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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영혼의 정결예식



요즘 다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 철학자의 표현이 있습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요즘 우리에게, 특히 우리 시대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말인 듯합니다. 시대의 고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인간 삶에 대한 깊은 사유(思惟)는 뒷전입니다. 존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나 공동선의 진작을 위한 노력 역시 안중에 없습니다. 그저 단 한치 앞의 현실적이고 육체적인 대상들, 본능적이고 말초적인 대상들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한때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념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청춘과 목숨을 아끼지 않던 순수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의 건설, 더 큰 가치관을 위해 사랑도 젊음도 내어놓던 뜨겁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를 돌아봅니다. 자신의 내면을 돌보고 영혼을 살찌우려는 노력은 뒷전입니다. 그저 육체를 돌보기 위해 갖은 정성과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우리는 외모지상주의라는 정말 요지경 속 같은 특별한 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천박한 문화는 예수님 시대에도 존재했습니다. 영혼과 정신은 썩어문드러져 가는데도 몸만 ‘빡빡’ 잘 씻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영혼이나 내면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정해진 규정에 따라 목숨 걸고 손과 발만 열심히 씻었고, 그게 신앙생활의 척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외모보다 마음을 더 소중히 여기시는 분입니다. 또한 이 세상 그 어떤 사람이든 생명이 붙어있는 한 그 자체로 존귀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입니다. 장애우든 임종직전의 환우든, 키가 크든 키가 작든, 평범한 외모이든 남과 다른 외모이든, 본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그 누구든 하느님 창조의 손길이 담겨있는 거룩한 하느님의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는 손과 발을 씻는 정결례 대신 이제 마음과 내면을 씻는 정결례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영혼과 정신을 씻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우리 정신이 형이하학적인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형이상학적인 차원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더 순수하고 더 지고한 영혼의 소유자가 되기를 염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저 내 한 몸 잘 먹고 잘 사는 데 혈안이 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 더불어-함께 잘 사는 세상을 추구하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더 고귀하고 가치 있는 일에 헌신하려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영혼의 정결예식을 위해 오늘 하루 더 인간답게 살지 못한 부분에 대해 더 깊이 성찰을 거듭해야겠습니다. 공동선의 증진을 위해 더 내 내어놓지 못한 것에 대해서 크게 가슴을 쳐야겠습니다. 더 이타적이고 더 희생적이고 더 충만하게 살지 못했음에 깊이 반성해야겠습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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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화야~(효주아네스) 2015.02.10 09:33
    어제까지 다 읽었던 '김청자의 아프리카 사랑' 이란 책을 보고는 감동과 반성이 동시에...
    '더 이타적이고 더 희생적이고 더 충만하게 살지 못했음에 깊이 반성해야겠습니다.' 란 글에도...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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