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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더 가치있고 더 아름다운 것들



집중적인 교육을 수료한 예수님의 제자들이 이제 막 복음 선포를 위한 사도직 실습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던 때였습니다. 예수님 보시기에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 속에 제자들은 이 것 저 것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꽤 시간이 걸리는 전도여행이었고, 더불어 전도 여행 중에 머물 수 있는 숙소가 미리 예약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경우에 따라서 노숙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짐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식량으로 사용할 빵도 잔뜩, 노숙시를 대비해서 담요도 한 장, 여벌옷도 잔뜩, 신발도 몇 컬레, 만일의 사태에 대비에 비상금도 넉넉하게...그러다보니 출발 전 이고지고 갈 짐이 다들 한 짐이었습니다. 정작 중요한 복음 선포보다도 그것들 지고 갈 생각하니 까마득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정말이지 기가 차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약간을 실망도 하시고 분노도 하셨을 것입니다. 그렇게 무소유에 대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가르쳤건만 다 허사였다는 생각에 허탈하셨을 것입니다.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었기에 예수님께서 출발 직전 제자들을 집합시키십니다. 그리고는 속된 표현으로 ‘한따가리 ㅋ’ 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 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마라. 신발은 신되 옷도 두벌을 껴입지 마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조금은 너무 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장거리 도보여행 하다보면 별의 별 일이 다 생길 텐데, 적어도 비상금이라든지 비상식량은 챙겨서 떠나야 되는데, 한 마디로 ‘몸만 가라’, ‘맨땅에 헤딩’하라는 말씀입니다.



지팡이는 왜 들고 가라고 하시는가 봤더니 당시 여행객들에게 지팡이는 필수 품목이었답니다. 광야나 들길을 걷다보면 뱀이라든지 전갈이라든지, 들짐승을 만나곤 했는데 비상시 호신용으로 다들 지팡이 하나씩을 들고 다녔답니다. 그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는 예수님 당부였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더 묵상해보니 예수님 말씀이 백번 천 번 지당합니다. 수도자로 살아보니 최소한의 것만으로 살수가 있었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마트나 시장 한번 안가고 살수도 있었습니다. 더 높은 이상향을 추구하고, 더 영적인 삶을 갈구하다보면 세상의 좋은 것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초월할 힘이 본인도 모르게 생겨났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극단적 물질만능주의와 천박한 자본주의 앞에서 수도자들의 증거생활이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돈 없이도, 최첨단 문명의 이기 없이도, 번쩍번쩍 빛나는 자동차 없이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수 있다는 것을 수도자들이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몸에 지닌 것이 많을수록, 통장에 잔고가 많을수록 거기에 신경 쓰이기 마련입니다. 더불어 서로 비교하게 되고, 그로 인해 분노하고 실망하게 되고, 점점 본질보다는 비본질적인 것들에 마음이 쏠리고, 정작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물질이, 돈이, 명예가, 건강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더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들이 있더군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대조할 수 없는 하느님이 계십니다. 우리를 생명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성경이 있습니다. 세상의 가치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진리의 길이 있습니다. 형제들 사이에 오고가는 끈끈한 우정이 있습니다.



우리 손에 잔뜩 들려있는 비본질적이고 부차적인 것들을 내려놓지 않는 이상 우리 눈은 흐려져 있는 상태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식별할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중요한 것이 버리는 것입니다. 내려놓는 것입니다. 버리고 떠나는 것입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 ?
    인화야~(효주아네스) 2015.02.05 08:55
    수도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눈이 흐려지지 않게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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