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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4 09:50

연중 제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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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셨다.


복음: 마르코 1,29-39

< 거룩한 교환 2; 우선 형제들의 처지가 되기 >

     한 재벌이 한 아이와 거래를 할 수 있을까요? 아이가 재벌이 되던지 재벌이 아이처럼 되던지 해야 거래가 성사 될 것입니다. 거래는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재벌이 되는 것이 빠를까요, 아니면 재벌이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 주는 것이 빠를까요? 당연히 후자일 것입니다. 만약 재벌이 아이에게 재벌이 되기까지 만나주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아이와의 관계엔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남미를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보았던 것은 극도의 빈부격차입니다. 고급 호텔들은 하나같이 높은 벽으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또 그 위에는 전기가 흐르는 철망이 둘러져 있어서 사람들이 절대 넘어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왜냐하면 도시 주위로는 그 도시의 몇 배가 되는 빈민촌들이 늘어서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곳에는 경찰도 들어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남미 어느 나라나 치안이 불안해서 날치기와 강도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차를 멈추어 서면 문을 잠그고 창문을 닫고 있어야 합니다. 총을 들이대고 다 빼앗아가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호텔들에 들어가면 그나마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강도짓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본래 그 땅에 살고 있었던 원주민들입니다. 물론 미국도 백인들이 들어오기 전에는 800만이 넘는 인디언이 살았지만 지금은 겨우 35만 만 남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전쟁과 추방, 전염병 등인데, 미국인들은 인디언들이 자신들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자신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지니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왔지만 이들이 자신들을 받아들일 수준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남미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인들이나 동양인들이 부를 장악하고 있고 본래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판자촌으로 밀려나서 일자리가 없으니 강도짓이라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미나 남미나 모두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전하기 위한 명목으로 들어갔던 것입니다. 결국 복음이 그들의 모든 생명과 삶을 앗아갔습니다. 멕시코 대성당 앞마당에는 원주민들을 성당 짓는데 사용하고 죽여서 묻어버렸기에 아직도 수많은 원주민들의 유골이 묻혀있는 것을 유리판을 통해 조금이나마 볼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그들은 복음을 전한다는 명목으로 아메리카를 빼앗았습니다. 만약 진정한 복음이었다면 그들보고 자신들을 닮으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과달루페 성모님은 그들을 회개시키기 위해 그들의 얼굴을 하고 발현하셨습니다. 구원하는 방식은 내가 먼저 그들의 처지가 될 줄 알아야지 처음부터 무조건 자신처럼 되라고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도 인간과 거래를 하고 싶으셨습니다. 당신 거룩한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대신 우리 인간의 죄악을 받으시기를 원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정의로우신 분이시기 때문에 인간의 죄를 없는 것으로 여길 수 없으셨고, 그래서 당신 스스로 사람이 되셔서 인간 모든 죄를 짊어지신 것입니다. 그 대신 당신 안에 있는 생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신비를 ‘거룩한 교환’이라 부릅니다.

거룩한 교환도 하나의 거래입니다. 거래를 위해서 하느님이 하느님으로 계시지 않고 인간의 옷을 입고 창조주가 피조물이 된 것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이 될 수 없으니,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것입니다. 따라서 이 거룩한 거래를 위해서, 오늘 독서의 말씀에서처럼, “그분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던 것입니다.”

‘거룩한 교환’이 곧 복음 선포의 방식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복음 선포를 위해 먼저 우리의 처지가 되어주셨는데,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면서는 먼저 우리 처지를 닮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위선인 것입니다.

  

문둥병자의 다미안 성인은 문둥병자들이 자신의 사랑을 믿을 수 있도록 자신도 문둥병자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같은 처지가 되어야만 그들이 자신을 믿고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믿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문둥병이 걸렸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지요? 그렇다면 복음 선포를 해야 하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요? 권위적이어야 할까요, 아니면 겸손해야 할까요? 부자여야 할까요, 아니면 가난하며 세상 사람들의 어려움을 함께 겪는 사람들이어야 할까요? 그리스도는 가난한 이들의 구원을 위해 가난한 분이 되셨습니다. 우리 또한 가난한 이들을 구원하라고 파견 받았습니다. 그런데 먼저 가난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들을 부유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어떤 목사님이 병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저 병을 저에게 주시고 저 사람은 낫게 해 주소서!”라고 기도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얼마나 제 자신이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그 사람의 것을 내 것으로 취할 마음이 없다면, 내 것을 그 사람에게 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웃에게 다가가면서 과연 그들의 처지가 나의 것이 되고 나의 좋은 것들이 그들에게 가기를 원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 전삼용 요셉 신부님 강론 말씀
  • ?
    인화야~(효주아네스) 2015.01.14 10:03
    ' 그들의 처지가 나의 것이 되고 나의 좋은 것들이 그들에게 가기를 원했는지 '...
    위의 말씀처럼은 못하더라도 타인의 어려운 처지를
    조금씩 나눌 수 있는 마음.. 늘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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