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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8 09:07

대림 3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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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군말 없이 길을 떠나는 요셉



신임 관구장 교육차 로마에 와있습니다. 어제는 멕시코에서 온 신부님으로부터 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한 멋진 선생님, 프란치스코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선생님은 오랜 세월 멕시코의 한 고등학교에서 재직하면서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길러낸 은퇴를 앞둔 분이십니다.

그런데 하루는 아주 멋진 신사가 교무실 문을 두드렸습니다. 교무실에 앉아있던 젊은 선생님들은 즉시 그가 매스컴에도 자주 등장하는 크게 성공한 졸업생임을 알아차렸습니다. 어떻게 오셨냐는 물음에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가르쳤던 담임선생님이셨던 프란치스코 선생님을 만나 뵈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윽고 종소리가 울리고 쉬는 시간에 교무실에서는 정말이지 감동적인 사제지간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크게 성공한 제자는 이제 노인이 된 프란치스코 선생님에게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습니다. “선생님, 그때 정말 선생님으로부터 너무나도 소중하고 은혜로운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평생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만면에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프란치스코 선생님이 제자에게 묻습니다. “그래, 내게 어떤 가르침을 받았는데? 내가 국어와 역사를 가르쳤는데, 그게 그렇게 좋았던가?”

성공한 제자는 그게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번은 제가 복도를 지나가고 있는데 프란치스코 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선생님께 다가갔더니 선생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제 앞에 무릎을 꿇고 앉으셨습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몹시 당황했던 저는 그제야 제 오른쪽 신발 끈이 풀려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주 정성껏 제 신발 끈을 묶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자 이제 됐다, 빨리 가서 재미있게 놀거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은 늘 이런 식이었습니다. 많은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보다는 마치 다정한 아버지처럼 친근한 행동으로, 따뜻한 미소로, 모범과 겸손으로 저희를 가르치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십년 세월 동안 언제나 선생님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말씀 전해드리려고 저는 독일에서 멕시코까지 날아왔습니다.”

성탄을 앞두고 우리가 주목해야할 또 한분의 중요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양부 요셉 성인입니다. 그분의 일생도 마리아 못지않게 특별했습니다. 어찌 보면 예수님으로 인해 쫄딱 망한 인생입니다. 나자렛의 처녀 마리아와 함께 평범하지만 단란한 결혼생활을 꿈꾸고 있었던 요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마른하늘의 날벼락입니까? 철석같이 믿었던 약혼녀가 결혼도 하기 전에 덜컥 아이를 가졌습니다. 요셉 입장에서 보면 속 터질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마치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리아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가 하늘을 찔렀을 것입니다. 할 수 없이 크게 마음먹고 남모르게 파혼을 결심합니다. 이런 요셉에게 들려오는 하느님의 음성!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더 이상 요셉은 군말이 없습니다. 단 한마디 불평도 없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묵묵히 하느님께서 펼쳐주시는 길을 따라 침묵 속에, 기도 속에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일어서라고 하면 일어섰습니다. 길을 떠나라시면 떠났습니다. 이제 정붙여 살만했는데 또 다시 이삿짐을 싸라니 아무 말 없이 보따리를 쌌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두운 밤길이었지만 하느님의 이끄심에 따라 그저 묵묵히 순종하며 매일 길을 떠난 요셉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입어 하느님의 인류 구원사업이 완수되었습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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