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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5 09:21

대림 3주간 월요일

조회 수 897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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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손전등과 서치라이트



언젠가 바닷가에서의 일입니다. 물때가 딱 맞는 한 밤중이었습니다. 발목 정도 오는 찰랑찰랑한 썰물에는 크고 작은 게들이 와글와글했습니다. 야간작업이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보다 강한 손전등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래서 아예 광부들이 작업할 때 사용하는 헤드라이트를 하나 장만해서 나갔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강렬한 빛을 발산했습니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수확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한창 수렵 작업 중이던 순간 가까운 산위에서 군부대용 강렬한 서치라이트가 환하게 켜졌습니다. 순간 제가 착용하고 있던 헤드라이트는 게임이 되지 않았습니다. 주변 전체가 대낮같이 밝아져버렸습니다.



대림시기도 반환점을 돌고 있습니다. 대림시기 아주 빈번하게 복음에 등장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입니다. 그만큼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의 육화강생 작업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말이지 탁월한 대 예언자였습니다. 그러나 큰 빛이신 예수님 앞에서 세례자 요한의 빛은 아주 작은 손전등보다 작은 것이었습니다.



사실 예수님의 출현이전 수많은 예언자들이 출몰했습니다. 아모스, 예레미야, 이사야, 엘리야, 엘리사...그들의 삶을 정말이지 매력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물론 예언자로서의 사명을 수행하는 과정에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다양한 박해와 고통은 기본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납작 바닥에 엎드려 쉬쉬하며 살아갔지만 우리 예언자들을 그렇지 않았습니다. 절대 권력 앞에서, 떵떵거리며 살던 권세가들 앞에서 조금도 망설이거나 굽힘이 없었습니다. 촌철살인의 말 한 마디로 그들의 부끄러운 치부를 들쳐 냈습니다. 백성들은 환호하며 큰 대리만족을 느꼈습니다.



여러 예언자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은 특별히 구약시대를 종결짓는 가장 큰 대예언자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수행한 예언직의 가장 두드러진 모습은 정확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결정적으로 바로 이분이 메시아시라며 손가락 끝으로 정확하게 말해준 분이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 예언자였으면 교회 전례력은 그의 축일을 한번만 지내지 않습니다. 탄생 대축일, 수난 대축일 이렇게 두 번이나 경축합니다. 그만큼 그는 교회 역사 안에서 위대한 인물이었고 모든 그리스도인들 신앙의 이정표이자 길잡이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인물인 세례자 요한의 말을 한번 들어보십시오. 얼마나 겸손한지 모릅니다. 하도 궁금해서 “당신은 누구요?”라고 묻는 군중들의 질문에 세례자 요한은 명확하게 대답합니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이 대림시기 우리가 추구해야할 가장 필요한 덕목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바로 겸손의 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덕 중의 덕, 모든 덕의 근본인 겸손의 덕으로 인해 우리의 눈이 밝아져 우리의 죄, 결핍, 상처, 병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겸손의 덕으로 인해 나도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내 건너편의 이웃도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겸손해야 우리의 이 어쩔 수 없는 한계, 이 비참한 처지를 인식할 능력이 주어집니다. 겸손해야 용기가 생기고, 그로 인해 주님의 길을 곧게 내는 일에 전심전력할 수 있습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 ?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2.15 09:41
    겸손해야 용기가 생긴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저에게 너무나 부족한 부분인 겸손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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