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4.11.18 09:09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조회 수 794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0||0어느 날 문득 찬란한 봄날이



어린 시절부터 제 키는 작아도 너무 작았습니다. 눈에 띄게 작고 왜소한 저는 또래 친구들의 단골 놀림감이었습니다. 이런 저를 낳으신 부모님을 두고두고 원망했습니다. 어디 가나 밥 먹듯이 놀림과 괄시를 한 몸에 받다보니 삶은 점점 삐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어둠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다 생각했는데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나이 들고 철들고 나서 조금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어느새 뒷골목의 ‘두목’이 되어 있었습니다. ‘작음’이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기를 쓰고 발버둥친 결과가 어둠의 세상 가장 끝에 서 있더군요. 반역자, 매국노, 고리대금업자의 대명사 세관장!



하는 일은 뻔했습니다. 로마에 정기적으로 할당액을 상납하려다보니 말단 세리들에게 눈을 부라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갖은 협박과 권모술수를 통한 착취의 전문가가 되어 이 바닥에 이름난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물론 돈을 갈퀴로 낙엽 끌어 모으듯이 모았습니다. 현찰보유액이나 부동산 소유 면적으로 따지면 유다 고관대작 못지않았습니다. 물질적으로 아무런 아쉬움 없이 떵떵거리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제겐 친구가 한명도 없었습니다. 물론 다들 제 앞에서는 굽신굽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그러나 뒤돌아서서는 저런 천하의 난봉꾼, 돈밖에 모르는 수전노, 제일 먼저 지옥 불에 떨어질 놈...하며 수군거렸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상흔처럼 온 몸과 마음에 새겨진 제 깊은 콤플렉스, 엄청난 부자가 되면 해결되겠지 생각했습니다. 이 참혹한 열등감, 깊이를 알 수 없는 욕구불만, 억만장자가 되면 충족되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돈은 물론이고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가 않았습니다.



참으로 혹독하고 비루한 삶,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대체 뭔가...하며 깊은 좌절에 빠져있던 제 눈앞에 정말이지 꿈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분’께서 제게 다가오셨습니다. 꿈에도 기대하지 않던 뜻밖의 선물이 제 손에 쥐어졌습니다. 어느 날 문득 그분으로 인해 찬란한 봄날이 제 인생에 시작된 것입니다.



그 동안 이 세상 그 누구도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습니다. 주로 저는 도둑놈, 매국노, 난장이. ‘저 인간’으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그분께서 황홀하게도 제 이름을 부르시며 다가오셨습니다.



“자캐오야!”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천하의 몹쓸 대 죄인을 당신 가까이 부르십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죄인의 집에 머무시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제 친구가 되시겠다는 것입니다.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복음 19장 5절)



황공스럽게도 그분께서 저를 찾아온 오늘부터 제 인생에 스산한 겨울은 지나갔습니다. 이제부터 제 삶은 언제나 꽃피는 봄날입니다.



“저를 찾아와주신 주님, 이제부터 저는 새 삶을 살렵니다.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했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이런 저를 향해 주님께서 더 큰 선물을 덤으로 건네주시는군요.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 복음 19장 9~10절)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1. No Image 16Dec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2/16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813 

    대림 3주간 화요일

  2. No Image 15Dec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2/15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829  Replies 1

    대림 3주간 월요일

  3. No Image 27Nov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1/27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817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4. No Image 21Nov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1/21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792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5. No Image 18Nov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1/18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794  Replies 1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6. No Image 13Nov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1/13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863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7. No Image 12Nov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1/12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821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8. No Image 11Nov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1/11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820  Replies 1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9. No Image 10Nov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1/10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789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10. No Image 05Nov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1/05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860  Replies 1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11. No Image 01Nov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1/01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905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12. No Image 28Oct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0/28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902  Replies 1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13. No Image 22Oct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0/22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909  Replies 1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14. No Image 21Oct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0/21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1018  Replies 1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15. No Image 16Oct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0/16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992  Replies 1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16. No Image 15Oct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0/15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913 

    연중 제28주간 수요일

  17. No Image 14Oct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0/14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894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18. No Image 11Oct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0/11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903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19. No Image 04Oct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10/04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902 

    연중 제26주간 토요일

  20. No Image 25Sep
    by 인화야~(효주아네스)
    2014/09/25 by 인화야~(효주아네스)
    Views 909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31 Next
/ 31
미사 시간 안내
평일
오전 06:30
화,목
오후 07:30
수,금
오전 10:00
주일
오후 03:30(초등)
오후 07:00(중고등)
오전 06:30
오전 10:30
 

교리 시간 안내
오후 08:00 저녁반
오전 10:30 오전반
오후 02:00 초등부
오후 08:00 중고등

52714 진주시 천수로 152번길 24 망경동성당
전화 : 055-756-5680 , 팩 스 : 055-756-5683

Copyright (C) 2020 Diocese of Masan.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