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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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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맨발의 데레사



인간이란 존재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재미있는 존재입니다. 때로 성인군자가 따로 없습니다. 한때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별명까지 붙습니다. 그러나 ‘인생 한방’이라고 넘어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친구 한번 잘못 만나 패가망신하는 사람 많지 않습니까? 한 순간의 유혹 못 이겨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우리들의 눈길을 확 끄는 감언이설, 휘황찬란, 달콤살콤한 것들을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육의 행실’에 사로잡혀있습니다. “육의 행실은 자명합니다. 그것은 곧 불륜, 더러움, 방탕, 우상 숭배, 마술, 적개심, 분쟁,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분파,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갈라티아서 5장 19~20절)



육의 행실이란 것 마치 한없이 깊은 ‘늪’과도 같아서 한번 빠지면 여간해서 빠져나오기 힘듭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부단한 쇄신과 자정을 위한 노력입니다. 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성령의 이끄심입니다.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 때 누리는 열매와 더불어 살아가는 노력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갈라티아서 5장22~23절)



예수의 데레사 성녀가 살았던 16세기 가톨릭교회는 큰 어려움 앞에 직면해있었으니 바로 수도생활의 질적인 저하였습니다. 많은 수도자들의 삶이 세속화의 길을 걸으며 바닥을 치고 있었습니다. 수도회 입회가 신분 상승의 관문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출세를 위해, 어떤 사람은 세상의 고통을 피해 수도회 문을 두드렸습니다. 자연스럽게 수도생활은 기율이 흐트러졌습니다. 수도자들의 생활 역시 나태해지고 문란해졌습니다. 수도자들 간에도 경제적 차별이 현저했으며, 수도회가 지나치게 개방적이다 보니 영적생활은 점점 약화되어갔습니다.



수도자들이라 할지라도 육에 따라 살다보면 그 끝은 비참함이라는 것을 데레사는 자신의 눈으로 똑똑히 확인한 것입니다. 그래서 데레사는 육의 행실에 사로잡힌 수도자들을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사는 수도자로 회개시키기 위해 자신의 삶 전체를 봉헌한 것입니다.



데레사는 20세 되던 때에 고향 아빌라의 가르멜 수녀회에 입회하게 됩니다. 이 수녀회가 완전 형편없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당시 가르멜 수도자들은 1432년에 에우제니오 4세 교황이 인가한 꽤나 완화된 규칙을 따랐기에 수도공동체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느슨했습니다. 가르멜회의 고유의 엄격성을 이미 상실한 후였습니다.



수도생활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쇄신과 자정만이 살길임을 파악한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더욱 영적이며, 더욱 엄격한 수녀회, 더욱 봉쇄적이며, 더 청빈한 수녀원으로 개혁하고자 결심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초심으로, 원천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세속화의 달콤함을 맛본 수도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반대파의 극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녀는 1562년 4명의 수녀들과 함께 가르멜회의 초기 회칙대로 엄격한 수도생활을 하고자 ‘맨발의 가르멜회’를 시작했습니다.그 후 20년간 17개의 수녀원을 설립하였고 남자 가르멜 수도원 개혁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수도원을 새로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초기 가르멜회의 규칙인 엄격한 청빈과 고행, 기도의 삶을 강조한 데레사의 당시 좌우명은 ‘활동하고 고통당하고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개혁에 반감을 가진 수도자들을 일컬어 ‘완화 가르멜회’ 좀 웃기는데 ‘신발의 가르멜회’라고 불렀습니다. 그들과 충돌의 여파로 데레사는 한때 톨레도로 추방되는 사태를 맞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적 지도자들의 도움에 힘입어 맨발 가르멜회는 완화 가르멜회로부터 분리돼 독립 수도회로 교황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데레사 성녀의 도시 아빌라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빌라 성벽을 따라 가다보면 알카자르란 성문을 만나게 되는데, 거기에는 이탈리아의 거장 베르니니가 제작한 데레사 성녀의 조각상이 세워져있습니다. 돌에 기대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는 데레사 성녀의 발은 맨발 차림입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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