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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7 08:49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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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수님이 너무 좋습니다.



교황님이 오셔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가신 ‘파격’의 행보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사실 우리 교회와 사회 지도자들의 모습도 그랬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하도 ‘비정상’이 일반화되다보니 교황님의 ‘정상’이 특별해보인 것입니다.



교황좌란 것 사실 가장 위쪽이 아니라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자리, 종들의 종의 자리, 섬김과 봉사의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슬프고 아쉽게도 교회는 초심을 잃어버렸습니다. 점점 더 높이 올라만 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너무나 감사한 것이 엉뚱한 자리로 가버린 교황좌를 원 위치시킨 것입니다.



예수님 역시 공생활 기간 동안 보여주신 행보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행보와 유사했습니다. 한 마디로 파격과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기존의 예언자, 지도자들의 권위주의적인 모습, 관료주의적인 모습, 형식주의적인 모습에 익숙해있던 백성들은 예수님의 파격적인 행보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에 얼마나 적응이 안 되었으면 유다인들은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을 향해 이렇게 외칩니다.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오랜 세월 메시아를 목 빠지게 기다려왔던 유다인들이 그린 메시아상은 한 마디로 대단한 메시아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꼬질꼬질한 이 세상의 현실을 한 단계 뛰어넘는 메시아, 보통 인간과는 차원이 다른 초인(超人) 메시아, 이 부조리한 세상을 한방에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의 메시아, 오랜 인간의 소원을 넘치도록 충족시켜줄 기적의 메시아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 드러난 메시아 예수님의 모습은 너무나 기대 밖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초라했습니다. 범인들의 삶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밥 같은 것 안 먹어도 되는 메시아, 화장실도 안가는 고상한 메시아를 기대했던 유다인들은 동네잔치 상에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예수님, 세상 사람들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포도주잔을 기울이는 예수님의 모습에 엄청 실망한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메시아 예수님이 너무 좋습니다. 한없이 부족한 인간과 마주 앉아 소주잔을 주고받는 메시아, 한잔 술에 기분이 좋아져 죄인인 인간들과 밤늦도록 어깨동무하고 노래 부르는 메시아,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메시아...



존경하는 가경자 반 투안 프란치스코 추기경님의 일대기를 생생하게 그린 ‘희망의 기적’(바오로 딸)을 밑줄 그어가며 읽고 있습니다. 얼마나 따뜻한 분이며 얼마나 인간적인 분인지를 새삼 배워갑니다.



투안 추기경님은 노년기 힘겨운 투병생활 중에도 언제나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방문객들을 맞이했습니다. 활짝 두 팔을 벌려 환영했습니다. 방문객들이 하나같이 남긴 증언은 이것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마치 내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 어떤 사람이든 즉시 무장해제를 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방문객들을 그냥 돌려보내는 일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메시지, 영혼 저 깊숙한 곳에서 길어 올린 따뜻한 메시지를 방문객들에게 건넸습니다. 방문객들은 투안 추기경님과의 만남이 비록 짧은 한 순간의 만남이었지만 돌아서면 마치도 피정을 한 느낌이었답니다. 그분의 말을 듣는 동안 영혼의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이렇게 투안 추기경님은 자신의 삶의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을 존중했습니다. 세심하고 깊은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영혼, 그들 내면의 성장을 위한 관심과 노력은 한 평생 계속되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당신을 배신하고 박해하고 고문한 사람까지도 포함되었습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이처럼 따뜻하고 친근한 분이십니다. 우리와 멀찍이 떨어져 계신 분이 아니라 키 작은 우리를 위해 당신의 키를 낮추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낯설어 하실까봐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오신 겸손의 메시아이십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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