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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한 우물만 파신 비안네 신부님



한 본당이나 사목의 책임자로 살아가면서 정말 힘든 일 중에 하나가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우나 고우나 내게 맡겨진 양떼들을 최고급 VIP 고객으로 여기며, 꾸준히 그들 가운에 현존하려는 노력이 역할을 맡은 사제로서의 가장 중요한 본연의 임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디 그런가요? 여기 저기 오라는 곳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책임자로 살다보니 기본적으로 눈도장 찍어야 할 곳도 상당합니다. 또 반대로 여기 저기 가고 싶은 곳도 많이 생깁니다. 그러다보면 자꾸 자리를 비우게 되고, 거기 맛을 들이다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사태, 그래서 책임감 없는 사목자로 전락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면에서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신부님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모릅니다.



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첫 주임사제로 발령받은 아르스를 단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죽기 직전까지 약 41년간 사목한 특별한 사제였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주임 사제로 발령받아 간 본당은 정말이지 깡촌 중에 깡촌, 신자들이라 봐야 농사짓는 시골사람들 200여명밖에 안 되는 공소 같은 본당, 신자들의 신앙심도 많이 떨어지는 그런 약한 본당이었습니다.



얼마나 낙후된 본당이었는지 그 시골본당에 젊디젊은 비안네 신부님이 부임해오자 다들 뒤에서 수군수군 말이 많았습니다. 뭔가 문제가 있어서, 아니면 뭔가 크게 잘못해서 질책성 인사로 이리로 발령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들을 품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부임해온 비안네 신부님을 처음 대면한 아르스 본당 신자들의 실망도 꽤나 컸다고 합니다. 너무 지나친 고행과 단식으로 ‘없어 보이는’ 얼굴, 지나치게 마른 체질이다 보니 여기 저기 튀어나온 뼈들, 꾸부정하고 가냘픈 체구, 낡은 수단, 흙 묻은 신발, 더듬거리는 말투...신자들이 받는 첫인상은 별 기대할 것 없는 부족한 사목자였습니다.



동료 교구 사제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지리도 못생겼고, 가난한 집안 출신이고, 무식하기 짝이 없다고 놀려댔습니다. 쥐뿔도 모르면서 무식한 시골 본당 신자들을 선동한다고 떠들어댔습니다. 낡은 수단과 꿰맨 구두, 거지같은 모자도 다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 쇼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모든 비방 앞에서도 비안네 신부님은 묵묵히 침묵했습니다. 그 모든 업신여김 앞에 겸손했습니다.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정성껏 봉헌하는 성체성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루 온 종일, 식사 시간과 취침시간까지 줄여가며 좁디좁은 고백소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보여주었습니다.



비안네 신부님의 명성을 전해들은 수많은 순례자들이 유럽 전역으로부터 아르스를 찾아왔습니다. 비안네 신부님의 손짓 한번, 눈짓 한번, 단 한 방울의 눈물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회개하였습니다.비안네 신부님은 오늘날 ‘고해소의 성인’이자 모든 본당 사제들의 주보성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고해성사 본 사람들 숫자로 본다면 아마도 비안네 신부님은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성사를 집전한 사제로 기록에 남을 것입니다.



거의 매일 하루 12시간 이상 고해소에서 사목하셨으며, 말년 어떤 날은 17시간까지 앉아있기도 하셨답니다. 또한 비안네 신부님은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한 본당에서만 오로지 사목한 사목자로 기록에 남을 것입니다. 그는 한평생(41년간) 아르스를 떠나지 못했던 아르스의 성자(聖者)이자 아르스의 본당신부였습니다.

사제로 살아가지만 마음이 늘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고,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리는 제 모습이 엄청 부끄럽습니다. 그에 비해 비안네 신부님은 부차적인 것들에 대한 신경을 완전히 끄셨습니다. 비본질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가지치기를 단행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오직 영적인 것, 하느님, 영성생활, 신자들의 영신생활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 살레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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