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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태오 복음 7,1-5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전어를 먹으며...

언젠가 한번 전어 풍년 때 그 맛있다는 전어를 한 박스 선물로 받은 적이 있습니다. 녀석들의 상태를 확인해보니 회로 먹기에는 이미 늦었더군요. 할 수 없이 큰 돌판을 달궈 기름을 치고 녀석들을 구워먹는데 그 맛이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판 위에 녀석들을 구우려고 쭉 늘어놓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백여 마리나 되는 녀석들의 생김새가 마치 기계로 찍어낸 듯 똑같았습니다. 사이즈며 색상, 눈의 생김새와 크기가 완벽하게 똑같았습니다.

녀석들의 똑같은 생김새를 바라보며 든 생각입니다. 만일 지구상에 살아가는 모든 인간 존재가 똑같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키, 똑같은 음성과 똑같은 피부, 똑같은 성격과 똑같은 성향을 지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

물론 생각이나 기호, 취향이나 가치관 등 모든 것이 같다면 다툼이나 분열도 없고 만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편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어떤 단체에서 매사에 전원 찬성이고, 모든 일에 100% 일치한다면 그 단체는 분명 문제가 많은 것이 분명합니다. 누군가가 의견을 냈을 때 단 한명의 이견도 없이 모두가 공감한다면 구조적으로 분명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자명합니다.

인간이란 존재, 별것 아닌 존재 같아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대단한 존재입니다. 한 인간은 마치도 우주와도 같습니다. 그 작은 개체 안에 얼마나 다양한 가능성들이 존재하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많은 생각, 얼마나 소중한 사상, 얼마나 놀라운 가치관, 깊은 영성이 한 인간 안에 내재되어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한 인격체와 제대로 된 만남을 갖는다면 그것은 또 다른 세계, 또 다른 행성 하나를 만나는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라운 일은 이 세상에 수많은 인격체가 존재하지만 똑같이 생긴 사람,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똑같은 가치관을 지닌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각자는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결국 그와 나는 철저하게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부부, 평생을 같이 살지만, 맞춰가려고 그렇게 노력하지만, 결국 그와 나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존재입니다. 한 목적을 지니고 수도원에 들어와 모든 것을 나누는 형제들, 모든 것을 공유하고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그와 나는 완벽히 다른 존재입니다.

하느님께서 이토록 나와 다른 존재를 선물로 보내주신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다름이 있어서 배움과 발전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와 내가 다름으로 인해 성장과 성숙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너무도 쉽게 우리가 이웃을 판단하고 비방하고 심판하게 되는데, 그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봤을 때, 철저하게도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름이라는 것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고, 너무나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것인데, 많은 경우 우리는 이 다름을 못견뎌하는 것 같습니다.

나와 다른 이웃을 판단하기보다는 연구해보면 좋겠습니다. 나와 다른 이웃을 저울질하기보다는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보면 좋겠습니다. 나와 다른 이웃을 비방하기보다는 하느님의 큰 선물로 여기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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