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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


복음: 요한 16,5-11

                                                                       < 관계와 밀당 >

   인기 있었던 ‘응답하라 1994’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17회에 쓰레기가 프러포즈하는 장면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성나정을 좋아하게 된 쓰레기, 그러니까 정우는 인턴생활이 시작되면서 매우 바빠집니다.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많은 의대생 연인들이 인턴 때 깨진다는 복선도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정우는 부산으로 내려와서 인턴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나정은 정우와 함께 인턴생활 하는 정우의 여자 동기생을 예의주시합니다. 친구들은 말합니다. 성나정보다는 그 친구가 정우와 말이 더 잘 통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그런 불안함 속에서 성나정은 정우를 부산으로 보냈습니다.

성나정은 자신의 생일을 맞아 잠도 자지 못하고 일하느라고 바쁜 정우를 찾아옵니다. 정우는 너무나 바빠서 생일 케이크에 촛불도 켜 주지 못하고 밤새 나정이를 혼자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우는 나정이를 자신의 간이침대에 재우고 나서 나정이가 깨어났을 때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잘 잤나...?”

나정이는 머리를 끄덕입니다.

“어제 오빠 때문에 한숨도 못 잤제? 오빠가 미안... 생일인데 옆에 있어주지도 못하고, 집에도 못 드가고...”

“괘안타. 뭐 놀다 그랬나. 일하다 그랄 수도 있지 뭐...”

“근데 정아... 오빠 다음에 또 이럴 수 있다... 오빠가 아무리 노력해도 니 또 이렇게 힘들게 할 수도 있다.”

“흐흐흠 안다. 내 진짜 괘안타.”

“... 오빠가 안 괜찮다. ... 그래서 말인데 정아...”

나정이의 얼굴이 갑자기 불안한 모습으로 변합니다. 나정이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정우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려고 하는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쓰레기가 일어나더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고 한 쪽 무릎을 꿇습니다.

“우리 정이 ... 오빠한테 시집올래?”

그러면서 프러포즈 반지를 내밉니다.

“오빠랑 결혼해 주세요... 오빠가 윽수로 잘해줄게... 라는 말 못하는데... 같이 살믄 지금처럼 오빠... 불안하진 않을 것 같다... 음...?”

나정이는 미소를 지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정우를 바라봅니다.

“니 아직 대답 안했다이... 와... 오빠랑 결혼하기 싫나...?”

나정이는 눈물을 쏟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그리고 정우 품으로 안깁니다. 그리고 임창정의 ‘결혼해줘’ 노래가 잔잔히 울려 퍼지고 둘은 행복한 키스를 나눕니다.

  

어쩌면 이렇게 대본을 잘 썼나 싶습니다. 짧은 프러포즈의 내용이지만 끊임없는 반전과 밀당(‘밀고 당김’의 줄인 말)이 있고 그래서 더욱 감동적입니다.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둘의 사이는 멀어집니다. 나정이가 내려오지만 정우는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져 힘들게 합니다. 그리고 또 헤어질 것처럼 말하다가도 결국은 결혼해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 큰 감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애에 있어서 밀당은 필수라고 합니다. 밀당은 애를 태우면서도 나중에 안도감을 주며 서로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연애의 기술입니다. 밀당의 방법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아서 상대의 애간장을 태운다던가, 결국은 만날 것이면서 조금 튕긴다던가, 아니면 질투심을 유발하여 나중에 더 큰 안도감을 선사하는 기술인 것입니다. 그러나 잘못 쓰다가는 그냥 거기서 끝나기도 하니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이런 것 때문에 애간장이 타 본 사람은 “좋으면 좋다고 하지, 왜 밀당을 해야 해?”라며 그것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다시 연애를 하기를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 느끼는 것은 진정 모든 관계에서 밀당이 존재하지 않으면 살아있는 관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좁혀졌다가 또 마음의 거리가 멀어져서 불안했다가 또 다시 상대의 감정을 알고 기뻐했다가 하는 가까워짐과 멀어짐이 끊임없이 반복돼야 살아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떠나 세상에 오셔서 제자들을 뽑고 그들과 목숨을 나누실 만큼 사랑하셨지만 오늘은 떠나야 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래서 제자들의 마음이 근심으로 가득 찬 것도 잘 아십니다. 그러나 떠나는 편이 오히려 제자들에게 이익일 것이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성령을 통해 그들에게 다시 오시겠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수님도 계속 아버지와 우리 사이를 오가시며 애태우시다가도 함께 해 주시는 안도감을 주십니다.

우리 또한 예수님께만 붙어있을 수만도 없고 또 세상에 속해있을 수만도 없습니다. 기도하면서 그분과 함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하는가 하면 세상으로 나가 그분의 복음을 전하는 시간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세상 사람들을 떠나 그리스도와 단 둘이 만나는 시간도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에 어떤 좋은 것도 가져다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가까워짐과 멀어짐의 움직임이 멈추어 섰을 때 관계는 마치 심장이 멈춘 것처럼 죽음으로 치닫게 됩니다. 사람들을 만나다가도 하느님께 돌아올 것을 생각해야 하고, 기도하고 있다면 또 세상에 나가 복음을 전할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와 우리 사이에서 그렇게 쉼 없이 움직이신 것처럼, 우리 또한 가까워짐과 멀어짐, 뜨거워짐과 식음, 하느님과 세상의 사이에서 쉼 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요셉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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