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복음 요한 12,1-11
1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 베타니아로 가셨다. 그곳에는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가 살고 있었다. 2 거기에서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베풀어졌는데,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라자로는 예수님과 더불어 식탁에 앉은 이들 가운데 끼여 있었다. 3 그런데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
4 제자들 가운데 하나로서 나중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옷이 말하였다. 5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6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고 있으면서 거기에 든 돈을 가로채곤 하였다.
7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8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9 예수님께서 그곳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많은 유다인들의 무리가 몰려왔다. 예수님 때문만이 아니라, 그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도 보려는 것이었다. 10 그리하여 수석 사제들은 라자로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11 라자로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떨어져 나가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어제 오후 전화 한 통화를 받았습니다. 전에 있었던 본당 교리교사의 전화였지요. ‘웬일인가?’하고 전화를 받았더니, 중고등부 학생들 견진교리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교구에 와 있는데, 학생들이 제가 보고 싶다고 교리 끝나고 인사해도 되냐는 것이었지요. 마침 사제관에 있었기 때문에 견진교리가 끝나고 저녁시간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녁시간에 20명이 넘는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본당 신부로 있을 때, 첫영성체도 하지 않았던 유아반 학생이었는데 훌쩍 커버려 벌써 중학생이더군요. 이 아이들을 보면서 참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 겸해서 닭고기를 먹으러 근처 치킨 집으로 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별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제가 보고 싶다고 전화까지 해놓고, 정작 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들 휴대전화를 들고서 무엇인가를 계속하더군요.
물론 반갑기는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 휴대전화로 계속 사진을 찍고, 또 음식을 다 먹고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사진을 계속 찍었으니까요. 문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에는 휴대전화 보기에 바빠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약간 서운하더군요. 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만나고 싶어 하지요. 또 주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내 앞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주님께 집중하지 못하는 내 모습에 서운해 하시지는 않을까요?
오늘 오로지 예수님께서만 집중하고 있는 한 여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여인은 가장 값비싼 향유, 자그마치 300일치의 일당에 해당하는 값의 향유를 예수님을 위해 쓰고 있지요. 그것도 머리가 아닌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리는 최고의 예우를 표시합니다. 그러나 그녀와는 다르게 예수님께 집중하고 있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나중에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옷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집중하는 마리아를 허튼 곳에 돈을 쓰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그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당신에게 집중하는 마리아와 돈에 집중하고 있는 유다 이스카리옷 둘 중에서 누구를 좋아하시고 또 선택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오로지 당신께 집중하는 마리아를 좋아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을 살고 있는 내 자신을 반성해 보았으면 합니다.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말하면서 과연 주님께 집중하고 있었는지를 말입니다. 세상의 것에 더 집중하면서 주님을 바라보지도 또 주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제부터 거룩한 성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한 주간만이라도 주님께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크신 사랑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 사랑의 힘으로 기쁜 부활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이라는 간이역에서 만나는 모든 풍경에 따뜻한 입김 불어넣기. 생의 양감은 내가 만든다(류시화).
- 빠다킹 신부님 강론 말씀
1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 베타니아로 가셨다. 그곳에는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가 살고 있었다. 2 거기에서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베풀어졌는데,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라자로는 예수님과 더불어 식탁에 앉은 이들 가운데 끼여 있었다. 3 그런데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
4 제자들 가운데 하나로서 나중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옷이 말하였다. 5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6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고 있으면서 거기에 든 돈을 가로채곤 하였다.
7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8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9 예수님께서 그곳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많은 유다인들의 무리가 몰려왔다. 예수님 때문만이 아니라, 그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도 보려는 것이었다. 10 그리하여 수석 사제들은 라자로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11 라자로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떨어져 나가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어제 오후 전화 한 통화를 받았습니다. 전에 있었던 본당 교리교사의 전화였지요. ‘웬일인가?’하고 전화를 받았더니, 중고등부 학생들 견진교리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교구에 와 있는데, 학생들이 제가 보고 싶다고 교리 끝나고 인사해도 되냐는 것이었지요. 마침 사제관에 있었기 때문에 견진교리가 끝나고 저녁시간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녁시간에 20명이 넘는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본당 신부로 있을 때, 첫영성체도 하지 않았던 유아반 학생이었는데 훌쩍 커버려 벌써 중학생이더군요. 이 아이들을 보면서 참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 겸해서 닭고기를 먹으러 근처 치킨 집으로 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별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제가 보고 싶다고 전화까지 해놓고, 정작 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들 휴대전화를 들고서 무엇인가를 계속하더군요.
물론 반갑기는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 휴대전화로 계속 사진을 찍고, 또 음식을 다 먹고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사진을 계속 찍었으니까요. 문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에는 휴대전화 보기에 바빠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약간 서운하더군요. 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만나고 싶어 하지요. 또 주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내 앞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주님께 집중하지 못하는 내 모습에 서운해 하시지는 않을까요?
오늘 오로지 예수님께서만 집중하고 있는 한 여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여인은 가장 값비싼 향유, 자그마치 300일치의 일당에 해당하는 값의 향유를 예수님을 위해 쓰고 있지요. 그것도 머리가 아닌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리는 최고의 예우를 표시합니다. 그러나 그녀와는 다르게 예수님께 집중하고 있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나중에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옷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집중하는 마리아를 허튼 곳에 돈을 쓰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그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당신에게 집중하는 마리아와 돈에 집중하고 있는 유다 이스카리옷 둘 중에서 누구를 좋아하시고 또 선택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오로지 당신께 집중하는 마리아를 좋아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을 살고 있는 내 자신을 반성해 보았으면 합니다.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말하면서 과연 주님께 집중하고 있었는지를 말입니다. 세상의 것에 더 집중하면서 주님을 바라보지도 또 주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제부터 거룩한 성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한 주간만이라도 주님께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크신 사랑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 사랑의 힘으로 기쁜 부활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이라는 간이역에서 만나는 모든 풍경에 따뜻한 입김 불어넣기. 생의 양감은 내가 만든다(류시화).
- 빠다킹 신부님 강론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