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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복음 마태 9,14-15

14 그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예전에 간발의 차이로 전철을 놓친 적이 있었습니다. 다음 차 시간을 보니까 10분 뒤에 온다고 되어 있더군요. 순간의 차이로 10분을 쓸데없이 소비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화가 났습니다. 길에서 조금만 속도를 냈더라면, 내게 길을 물어본 그 아주머니만 없었더라면, 에스컬레이터에서 길을 내주지 않아 서서 올라가는 시간만 줄였더라면.... 계속해서 전철 놓친 것에 대한 생각, 그리고 10분이나 허비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전철을 기다리는 동안 딱히 할 일이 없어 천천히 플랫폼 끝까지 걸었습니다. 그런데 플랫폼 끝에 두 개의 화분이 있는 것입니다. 일부러 이 끝까지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이 없기에 굳이 이곳에 화분을 두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 뜻밖의 자리에 예쁜 꽃을 담고 있는 화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었지요.

바로 이 순간, 만약 전철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이 꽃 화분을 볼 수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10분의 시간이 내게 뜻밖의 미소를 간직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이 세상에 쓸모없는 시간과 일과 물건은 절대로 없음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지요.

순간의 기쁨을 간직할 수 있게 만들어 준 느리게 걸었던 내 발에 그리고 내게 길을 물어 본 아주머니가 또 에스컬레이터에서 길을 내주지 않았던 분께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물질문명이 발전해 갈수록 우리는 세상을 온통 쓸모 있는 것으로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망가지면 버리고, 실용성이 떨어지면 금방 대체시키고, 빈 곳은 어떡하든 채우는 식의 사고법에 익숙해지다 보니 생활 속의 여유마저 ‘쓸모 있는 여유’가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쓸모없다는 시간이 나를 풍요롭게 만들며, 아깝다는 시간이 나의 소중한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종종 주님께 나아가는 것이 쓸모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을 봅니다. 그래서 여유가 되면 성당에 나가겠다고, 지금의 바쁜 것만 다 끝나면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 나아가는 것, 주님과 함께 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입니다.

결국 자신의 뜻이 아닌, 주님의 뜻을 찾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이 뜻을 찾지 못한다면,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언제 단식해야 할지, 그리고 언제 웃고 즐겨야 할지 모르면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면서 힘들게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주님의 뜻은 매 순간, 모든 장소에서 깃들여 있습니다. 우리들이 주님께 마음을 두고 있을 때에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이 주님의 뜻입니다. 이 주님의 뜻을 찾는 은혜로운 사순시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시간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사랑할 때 경험하는 감정은 정상 상태에서 나온 감정일 것이다. 사람은 사랑할 때 자기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안톤 체호프).



                                                                                                                                  - 빠다킹 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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