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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14:01

연중 제19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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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복음: 요한 6,41-51

< 좋아하면 전문가가 된다 >


전에 항암주사를 36번 맞았지만 결국 암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을 보았습니다. 마지막에 매우 고통스러워하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항상 기쁜 마음으로 사시려고 했던 분입니다.

또 어떤 분은 표정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미운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 미운 마음 때문에 몸에 암이 생긴 것입니다. 그분은 암보다도 용서가 먼저 필요한 분이었습니다. 다행히 운명하시기 직전에 용서를 하셨습니다.

손가락에 조그만 가시라도 박히면 온 정신이 그 손가락으로 집중됩니다. 그것을 어떻게 빼내야 할지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을 빼내지 못하면 잠도 잘 수 없습니다. 하물며 암 덩어리가 몸에서 자라나고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아침 눈을 뜨면서부터 밤에 잠을 잘 때까지 그 보이지 않는 암 덩어리를 어떻게 제거할지만을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더 중요한 것엔 관심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암 덩어리보다 더 무서운 죄를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죄가 있는 상태에서는 육체만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까지 잃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더 관심 있는 것은 영혼을 죽이는 죄가 아닌 육체를 죽이는 암과 같은 병들입니다. 암이 걸리면 자신은 물론이요 그 가족까지 모두 암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 박사가 되지만, 죄를 없애기 위해 성경이나 교회의 가르침을 배우려고 달려드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저 주일미사 참례 정도면 끝나버리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영적인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하시지만 그를 따라왔던 유다인들이 바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우리가 알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떻게 ‘나는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말할 수 있는가?”

진정 똑똑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겉모습에 대해서는 박사입니다. 그러나 목수의 아들 이상이기를 원치 않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이 우선이지 목수의 아들이라고 믿어왔던 이를 메시아로 부르며 무릎 꿇는 것은 하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것입니다. 관심이 있어야 더 배우고 싶은데 그들이 불평하는 것은 결국 예수님에 대해 더 알고 싶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당신을 알아보지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그들이 예수님을 못 알아보는 이유는 말씀을 배우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들이 하느님의 가르침에 관심 있어 했다면 반드시 성경말씀을 배우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딱 그들에게 필요한 것만 배우고 귀를 닫아버린 것입니다. 그들의 관심은 육체이지 영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을 비롯하여 당신 열두 사도들에게도 당신 신비를 깨닫게 해 주시기 위해 성경말씀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성경말씀은 마치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사다리’와 같습니다. 그 사다리를 먼저 잡고 오르지 않는다면 절대 하늘에 다다르지 못합니다. 하늘과 땅이 맞닿는 그 사다리를 보았던 야곱은 하느님과 밤새 씨름을 하며 축복을 청합니다. 그가 씨름으로 하느님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바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라야 사다리를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좋아하면 잘하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입니다. 억지로 강요되지 않는 환경이라면 자신이 좋아하고 바라는 것을 잘 하게 되어있습니다. 하기 싫은 것을 강요받으면 그만큼 고통스럽습니다. 우리 아이들 자살률이 세계1위이고 행복지수가 꼴찌라고 하는 것은 그들에게 공부에 대한 흥미를 주지도 않으면서 무작정 잘하라고 강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나오는 현상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강요받지 않는 상황이 오면 자신이 좋아서 끝까지 공부하여 노벨상에 도달하는 이가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유태인들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하느님에 대해 관심 갖도록 어렸을 때부터 머리맡에서 성경을 읽어주고, 교육은 흥미위주로 스스로 토론하여 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노벨상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좋아서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재미가 나서 하다 보면 저절로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게 되면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사다리인 성경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전문가가 되어있을까요? 성체에 대한 신심도 그 성체를 좋아하는 만큼 성경을 공부하기 때문에 그 믿음이 커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곧 이어 ‘믿음’에 대한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공부의 결과가 믿음인 것입니다. 믿음은 말씀을 배워 익힘으로 커지고 말씀을 배워 익히는 힘은 말씀을 좋아하고 바라는 마음인 것입니다. 저는 어머니가 저의 어머니임을 믿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시험하고 기억해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가 저의 참 어머니임을 확신하고 기뻤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경도 그렇게 하느님께 대한 확신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그런데 자신 안에 들어있는 암세포보다도 못한 관심을 가진다면 그 믿음까지 도달하기는 틀렸다고 보아야 할 할 것입니다. 내가 말씀에 전문가가 되어있지 못하다면 그 사다리를 통해 하늘까지 오르기를 원치 않는 것입니다. 그것을 원치 않는 이유는 육체의 것들을 더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라왔던 이들은 말씀이 그렇게 어려워서야 어떻게 배우겠느냐며 예수님을 떠나갑니다. 배우기를 원치 않는다면 좋아하지 않는 것이기에 예수님은 그 사람들을 그냥 떠나보내십니다. 배워야 믿음에 다다르는 데 그 배우려는 마음은 육체나 세상 것보다도 영적이고 영원한 생명에 더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다리인 말씀을 꼭 붙드십시다. 말씀도 충분히 입에 달 수 있습니다. 커피는 항상 마시면서 왜 더 입에 단 말씀을 마시려 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건 그만큼 육체의 입맛을 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육체의 입맛에 민감하면 영적인 입맛은 사라집니다. 성경을 한 번도 읽을 마음이 없고, 성경 공부도 할 마음이 없고, 성경 특강도 들을 마음이 없다면 하느님께서 어떻게 그를 믿음으로 이끄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우리가 말씀을 좋아한다면 말씀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질 수 없는 전문가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진정 우리는 무엇에 대해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요? 그것이 성경이 아니라면 말씀을 좋아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 전삼용 요셉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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