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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동 사 례


                                                     예언자들의 모후 레지오

주일 아침 암 병동에 입원해있던 친구의 남편이자 선생님이기도 한 그분이
성당에 간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간호사의 연락을 받고
친구와 저는 성당에서 그분 을 찾았습니다.

모자를 꾹 눌러쓰고 맨 앞에 앉아서 기도하고 계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평소 성격이 불같고 매사에 자신 만만하고 큰소리치시던 그분의 모습은 간데 없고
눈가엔 촉촉한 눈물이 맺힌 순진한 어린아이와 같은 낯선 모습을 보는 순간
저는 너무나 벅찬 감동으로 숨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하느님의 성령이 성당으로 불러 주셨다는 그 기쁨과 두려움 등
미사시간 내내 옆에 계신 그분을 보면서 주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수십 번 되 뇌였습니다.

몇 달 전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문안 갔을 때
항암치료로 인하여 머리가 빠지신 채로 초췌한 모습으로 누워계시던 모습을 보면서
맘속으로 ‘주님 도와주십시오.’ 라고 울면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집에서도 길을 가면서도 묵주 알 하나하나에 그분의 이름을 새기면서 성모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하루는 병문안 온 저를 보고 “평소에 성당에 열심히 다니면서 사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인다.
나도 성당에 한번 가보고 싶다” 하시기에
그 말에 힘을 얻어 주모경도 읽어 드리고 성가도 불러 드렸습니다.
가만히 듣고 계시다가 “참 듣기 좋네.” 하시면서 열심히 기도도 하고 병이 호전되면
성당에서 세례도 받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기로 약속도 했습니다.

제가 병문안을 갈 때마다 선생님은 조금씩 달라져 갔습니다.
이렇게 주님을 알아가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차츰 건강이 나빠지는 관계로
신부님께서 병원 방문교리를 권하셔서 수녀님과 함께 암 병동에서 교리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묵주를 손에 들고 성호를 긋고, 기도문을 읽고 수녀님과 교리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기쁨에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으며 이런 과정을 거쳐 전신이 아파오는 고통도 잊고
드디어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세례성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이기쁜 날도 잠시 선생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주님의 나라로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밤새도록 엄청난 아픔과 고통에 온몸을 뒤척이면서도 한손에 꼭 쥐고 계시던
제가 드린 작은 성모상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땀에 흠뻑 젖은 그 성모상을 친구는 선생님의 비석 옆에 세워 두었습니다.

이제 그분은 가셨지만 그분이 남기고간 작은 신앙이 밀알이 되어서
불자이던 가족들이 빠짐없이 미사를 참례하고 열심히 교리공부도 하면서
세례성사 받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이 모든 것은 주님의 은총과 신부님, 수녀님의 기도와 배려
그리고 우리성당 신자 분들의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됩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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