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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번은
기억을 잃는다는 사실이 몹시 두려웠다.
변화의 드라마를 살면서
늘 당혹스러웠다.
그때는 몰랐다.
대양의 파도가
모래 위에 누워 있는 나를 덮쳐버린 듯,
모든 곳이 이제 그 어떤 곳도 아니란 사실을.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자
기억을 잃은 순간은
점점 더 조용해지면서
나의 인식에서 멀어져갔다.
기찻길 옆에 살다 보면
점점 의식하지 못하게 되는 기차 소리처럼.
그러던 어느 날
“얼마나 자주 기억을 잃어버리나?”라고 묻는 친구의 질문에
기억이 단절된 순간을 생각해내려고 애쓰다가
마침내 깨달았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자신이 있는 곳을 명확히 인식하는 상태와 대비되는 경우에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지니며
그런 상태는 내 삶에서
굴뚝의 연기처럼 조용히 사라져 버린 지 이미 오래되었음을.
나는 이제
기억을 잃는다는 사실이 무의미한 곳에
느긋하게 닻을 내리고 살아간다.
나는 이제
필요할 때만
내가 있는 장소를 인식한다.
거기에는 놀라움도 두려움도 없다.
자동차 백미러를 힐끗 쳐다보듯
무의식적으로 확인하는 몸짓만 있을 뿐이다.

50세가 되면서 기억을 서서히 상실하기 시작한 시인 데비드 홀리스가 쓴 시입니다. 그는 이 시의 첫머리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지난해 언젠가 이 시를 썼나 봅니다. 치매가 진행되는 과정을 그린 다른 시들과 함께 이 시가 책상 위에 있더군요.”

슬플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기억에 대해서 우리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빠다킹 신부님 강론 말씀 中
  • ?
    인화야~(효주아네스) 2012.11.24 09:26
    '우리들의 편협되고 닫혀 있는 생각들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기억의 파편' 이란 시도 치매에 대해 다르게 해석한 예술가다운 기지를 엿볼 수 있고
    오늘 강론 주제랑 같은 맥락인 듯 싶어요.
    편협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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