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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은총, 살아갈 은총 / 권 태 원


새벽 5시 10분에 출발하는 첫 지하철을
타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늘따라 너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러
고향으로 가는 사람들, 일터로 출근하러 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따뜻한 된장찌개 끓는 냄새가
납니다. 오로지 감사와 기쁨 안에서 새날 새 삶으로
이어지는 빛나는 시간들이 너무 행복합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시는 당신에게
감사드립니다.


당신이여. 사랑의 길 말고는 더 이상 다른 길이
없음을 고백합니다. 더러는 부끄러워 당신에게
얼굴을 못 드는 나의 모습을 아무 말없이
받아들이는 당신이 내 곁에 계시기에 너무
행복합니다. 당신과의 특별한 사랑으로 수많은
날들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은총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고 있습니다.
감사하기 힘든 때일수록 더 자주, 더 많이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당신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정말 보잘 것 없는 나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당신만은 나보다도 더 많이 나를
사랑하고 계십니다. 감사가 기도의 시작이라는
것도 당신의 말씀을 통해 확신할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 믿음과 희망 안에서 살 수 있는 은총의
시간 앞에서 감사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향기로운 감사의 나무가 되어
외로운 이웃들의 그늘이 되고 싶습니다.


겨울이 깊어 갑니다. 오늘따라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에서 십자가의 사랑을 묵상합니다.
인생의 황혼을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나도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이별과 사별 앞에서 연약한 우리들은 어쩔 줄 모르며
당황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날 운명을
잘 알면서도 막상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고마우신 당신이여.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내가 더 깊이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아직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내가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도록 나를 변화시켜 주십시오. 살아 있는
동안에는 더 깊게 용서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십시오. 그래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더 많이 밝고
재미있게 웃을 수 있도록 나를 바꾸어 주십시오.
그러나 이 모든 것도 당신의 도우심이 아니면
나는 할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오늘 하루도 당신의 영광과 현존을 언제,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까? 나의 영혼을 정화시키시는
당신의 사랑을 어느 시간에 만날 수 있습니까?
겨울이 더 깊어지기 전에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당신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십시오.
당신은 결코 하늘 저 너머에 계시지 않습니다.
당신을 가까이 모시고자 하는 나의 가슴에 늘
함께 계신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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