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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화야~(효주아네스) posted Mar 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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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36-3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6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37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38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다니엘서의 내용과 같은 기도를 이스라엘이 올리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지 모릅니다. 예루살렘이 완전히 파괴되고 다윗 왕조가 무너진 뒤에도 한참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만 했습니다.
완전한 파멸을 겪기 전에는 아무리 잘못을 일러 주어도 이스라엘은 결코 깨닫지 못했습니다. 율법도 있었고 예언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옳고 하느님께서는 당연히 나의 권리를 인정해 주셔야 한다고 믿고 주장하는 한, 어느 누구의 말도 소용없었습니다. 멸망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의로우심을 알고 그분의 자비를 깨닫습니다. 하느님과 나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 바로 나의 덕이나 공로 때문이 아니라 언제나 내 손을 놓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은총임을 터득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역사는, 파멸만은 피해 가려고 버티면서 버둥거리는 우리를 가차 없이 꺾어 놓습니다. 아무에게서도 단죄나 심판을 받지 않도록 책잡힐 데 없이 살고 싶기도 하고 하느님께도 신세를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교만도 여지없이 무너뜨립니다. 역사가 우리에게 말해 줍니다, 그러한 태도로는 결코 하느님을 만나 뵙거나 알 수 없다는 것을. 아니, 인간은 결코 그렇게 흠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우리의 자존심이 끊임없이 우리 눈앞에 거짓된 우리 모습을 세워 놓기에, 우리는 무수히 넘어지고 부서진 뒤에서야 비로소 자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부활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이 사순 시기가 하느님 앞에서 우리의 가난함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은총의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