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by 관리자 posted Feb 07, 201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0||0






오늘 하루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하나의 길이 된다.



내게 잠시

환한 불 밝혀주시는 사랑의 말들도

다른 이를 통해 내 안에 들어와

고드름으로 얼어붙는 슬픔도


일을 하다 겪게 되는

사소한 갈등과 고민

설명할 수 없는 오해도


살아갈수록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나 자신에 대한 무력함도



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오늘도 몇 번이고 고개 끄덕이면서

빛을 그리워하는 나


어두울수록

눈물날수록

나는 더

걸음을 빨리 한다.





- 이해인 -